홍률 2010. 3. 7. 17:20

 

 

 

                

이상(李箱)  그리고  구본웅(具本雄)                

다시 구본웅!                

슬픈 눈의 소유자 장애 (꼽추)의 예술혼                 

연하(4살) 이면서 친구 로서의 이상(김해경)은 그의 연민이었을까?

 

                                                                                                          그림 /  이상의 초상

 

 

 

 

 

살아가면서 마음이 동 하고 가슴을 파고드는 그런 일을 겪게 됩니다.

흔치 않은 일이지만 한 없이 기뻐 벅차오르는 희열을 같이해줄 내 주변의 지기들이 무한정 찾아지고

때로는 감당키 어려운 고난에 부딪쳐 슬픈 숫자를 하나, 둘 세다 맙니다.

그때, 온 세상의 피붙이 말고 전해지는 단 하나의 눈물

 

벗입니다.

 

친구는 오랜 인내와 마음고생으로 몇 해를 기다리며 참아 냈겠지요.

은연중에 나온 말이었을지 몰라도 밤길을 걷다가 듣는 그 말은 몇 년을 망설임에 젖어있었다는 걸 알 수 있게 했습니다.

하기 힘든 말을 하고, 그리고 듣는 서글픔이 버스를 기다리는 내내 슬프게 하고

밤으로 펼쳐지는 젊은 서울의 야경과 변화하는 뉴 페이스의 디자인이 서울의 정신을 수놓는데

 

왜, 어여쁜 누이는

친구를 힘들게 하고 찾아 헤매며 멍한 시선을 남겨 주었는지

이 시간 나마저 우울하게 해 정녕 너 답지 않고 애 태우는지 묻고 싶습니다.

 

많은 세월을!

많은 세월들이 벗을 이야기 합니다, 혹은 이야기로 삼습니다. 

벗으로 인해 천하를 얻고 세상을 갖습니다.

벗으로 인해 천하를 놓고 세상을 버립니다.

 

그래서 벗은

 

계절이 바뀌고 싹이 돋는 시절이 오면

사랑의 맹세처럼 여자의 달콤함으로 어느새 다가와 또랑 물 같이 졸졸거려 붉은 자운영을 피우지만

 

천하의 녹음이 독사처럼 왕성한 기운으로 사무치고 뜨거운 태양을 피해 그늘을 찾는 계절이 오면

천둥 번개는 노래가 되고 구름과 비는 바람을 불러 슬픈 역사를 꾸밉니다.

 

곱게 단장한 성공의 시대는 일진 마른가 지도 고결한 영혼으로 승화시켜 기록의 범법자와 입맞춤을 나누며 즐기고

금빛 찬란한 오후의 햇살이 들녘이 있는 광야를 내 비추일 때 

그 너머 끝이 보이는 산기슭, 외로이 가는 벗의 쓸쓸한 뒷모습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제 자리로 찾아들고 누리는 순백으로 덮어져 시간의 흔적은 살아온 만큼이나 뚜렷이 자욱으로 남게 되어

더러움은 백설 위에 그림으로 채워지고 우리 북방의 자손들은 북쪽의 별을 숭배하고 칠성의 은총을 바라지만

 

벗은, 벗이 내 마음속에 있어 항상 온기 있는 겨울을 기다리게 합니다. 새로 잉태되고 지속되는 그 새로움 때문에....

 

사랑이 여자로 해서 스며들고

사랑이 남자로 해서 지켜질 때

내 마음은 아름답고 가슴은 미어지며 노래는 기쁜 눈물입니다.

사람의 사는 모습이고 삶이 아니겠습니까?.

 

어제는 친구도 술을, 술잔을 들었을 겁니다.

나도, 친구가 그토록 말리는 술잔을 들고 내 사람과 둘이서 술을 들었습니다.

만약 친구가 어젯밤 술을 청했다면 오늘 먼 길에서 돌아오겠지요.

답답함이 이미 먹어버린 나이를 어찌하지 못하더라도 이제 세상을 읽어버린 심사로

벗이여, 또 하나의 설음을 가슴속으로 가져가세, 그러자 합니다.

 

누이야, 오빠는 무섭고 어렵고 힘든 사람이 아니란다. 너는 너의 오빠에게 하나뿐인 세상인 것을.......!

그래서 찾아 헤매는 간절한 안타까움 인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