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스크랩] 첫사랑. / 대문
홍률
2011. 10. 31. 17:41
산마루 돌아서면
언덕 아래
초가집이 있었습니다.
돌담 옆으로
잡초가 무성하고
꽃들이,
꽃들도 피웠습니다.
어릴 적에,
그 집의 소녀는
꽃처럼 예쁘고 아름다웠습니다
빨간 꽃이 필 때는 빨갛게
노란 꽃이 필 때는 노랗게
분홍빛 그 애는 항상 꽃과 같았습니다.
나락잎 노랗게 물들고
코스모스 산들 거리면
그 애가 쥐어준 몇 톨의 알밤이 생각 나
지금도 이렇게
가슴 조이며 설렙니다.
몇 번인가 바람이 지나가고
가을이 왔는데
깨 터는 여인네는
그 모습 그대로
앞 적삼 땀에 배이어도
그 집의 소녀는
세월만큼이나 더욱 곱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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