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흥 과 스타.
남이섬
여러 사람의 갈채를 받고 있는 은심 가우사이 <잉카의 왕>
봄날,
남이섬을 빠져 나올려고 선착장 부근의 화장실에 들렸을 때
귀에 익은 노래, 구창모의 <희나리>가 라이브 밴드에 의해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다수의 인파가 있었고 야외의 급조 된 무대 위에는 5명의 외국인 밴드 뮤지션들이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곡은 <희나리>에서 <키스해 주세요 / 베샤메 무쵸>로 이어 지면서 남미의 강열하고 정열적인 리듬으로
발걸음을 붙잡았으며 <희나리>연주의 애잔한 여운이 가시지 않은 채 <베샤메 무쵸>의 노래가 그 위에 오버 랩 되어
나도 모르게 흥이 돋아 가던 길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낮으막한 무대의 앞가림은 가우사이 멤버들의 연주라고 소개글이 현수막에 쓰여 있었습니다.
언젠가 교보문고에 갔을 때 밀짚모자를 쓴 미소년의 환하게 웃고있는 그림이 가우사이라는 이름에서 떠 올랐습니다.
바로 그 멤버들인 것 같습니다.
에콰도르의 음악을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는 그들은 그간 미소년과 청년시절을 한국에서 보내면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타이틀로 처음 활동을 시작하였고 이제는 아저씨가 되어
그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들의 인사말이 로드사인으로 CD가판대 앞에 이렇게 적혀 있던 것을 기억합니다.
음악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매우 특별한 것입니다.음악의 끝은 없습니다.
우리에게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뮤지션의 삶으로 이끌어 주신 어머니. 그리고 음악을 가르쳐주신 아버지들께 감사드립니다.
그들의 노력으로 우리는 전통음악을 세계에 알릴 수 있었고 우리의 아이들에게도 전승시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처음의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호세/엑또르
<베샤메 무쵸 / 키스해 주세요>가 끝나고 에콰도르를 대표하는 잉카스 최고의 왕.
<잉카의 왕>이 연주될 때 흥에 겨운 스타 우리의 히어로!
은심이가 도취되어 리듬에 따라 춤을 추었습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잉카제국의 후예들이 험난하고 고달팠던 안데스 인디오의 영광을
감미롭고 유순한 감성으로 남미인의 열정을 담아 아름다운 강렬함을 연주하고 있을 때 진정,
은심이는 빠져들고 말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흥은 우리에게 주어진 값진 것 일 겁니다.
우리의 핏속에 흐르는 흥겨움이 어깨를 들썩이게 하고 저도 모르게 입을 흥얼거리게 합니다.
그래서 즐김과 노래와 춤을, 그런 재주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다만 나는 너무도 못 하여서 늘 뒷전에 숨는 버릇이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