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석양

홍률 2015. 6. 16. 16:56

 

 

2014. 7. 22

 

 

 

 

 

 

 

 

 

 

 

 

 

 

 

 

 

 

 

 

 

 

 

 

 

 

 

원주를 지나서 문막에 다다를 즈음 붉은 해가 눈에 들어왔다.

고속도로상이었지만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마음이 일었다.

 

스모그가 잔뜩 낀 청명하지 못한 하늘이었어도 붉은 해는 찍히겠지 하는 바람이 커서였다.

석양!

지는 해는 붉었다. 사진 속에서도.....

 

사계절 중에 여름에 피는 꽃이 가장 많다고 했다.

산야에선 봄처럼 쉽게 볼 수는 없지만 꽃의 계절은 여름이라 했다.

오늘 같은 날,

하늘꽃이 희미한 저녁 하늘에 걸리었고

피었는지도 모르게 얼마간 있다 짧게도 사라졌다.

순간의 아름다움이 꽃이 되어 가슴속에 노을 졌다.

 

오후에는 바람도 있었다.

산들이 뒤집어졌다.

아니 숲들이 뒤집어졌다.

 

아니다.

산속에 숲을 이룬 나뭇잎들이 골짝을 타는 바람에 의해 하얗게 반짝이며 산을 뒤집어 놓은 것이다.

 

호수(충주호)는 말라 가는데 계곡은 돋아난 돌들로 기이한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타는 여름이, 타는 가뭄처럼 물 좋다는 이름난 골짜기에도 머무르고,

아이들은 아쉬움에 물놀이 튜브가 뒹구는 텐트에서 수영복 패션 놀이를 하고 있다.

여인들은 젖은 옷에 발을 담그고 그래도 짜작이는 물가에서 하루의 본전을 뽑고 싶은가 보다.

 

불심이 사바 대중을 구제는 못할 망정 풍광을 이용한 이익에 젖어 절간의 문을 잠그고 울타리를 쳐 놓아

사람의 발길을 멈추게 하니 그 속된 구도의 길이 어느 하늘 아래 자비로 다가서겠는가?

이익을 탐하는 상흔이 아니라면 풍광을 가리고 있는 여러 개의 현수막이라도 치웠으면 하는 분개가 있었다.

 

서울을 향한 도로 위에서 종일 내 찌뿌둥하니 습한 하늘만 바라보다

저녁의 태양이 아름답게 눈에 비추인 건 사방이 녹음방초인 산중의 하루였기 때문이리라.

 

그래도 좋았던 오늘!

오르지 못하는 산아래였지만 적당한 걸음도, 다가선 자연도 오늘 속에 있었다.

귀갓길엔 석양도 함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