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률 2009. 7. 17. 21:15

 

 

 

해 질 녘! 

저녁노을이 달마산 언저리에  붉게 물들어

구름은 수평으로 길게 길게 황금빛으로 떠 다니고

소 먹이던 아이들의 느리고 긴 행열이

냇둑 길을 따라 황혼 속에 그림자를 드리운다.

 

하루의 마지막 날갯짓 인가?

고추잠자리는 떼를 지어 높게 나는데

제비는 쏜살같이 비행하며 시끄럽게 재잘거리고

하늬바람 산들 거리는 여름 저녁은

팥죽 먹고 씩씩거리는 아이들의 함성 속에 저물어 간다.

 

별들이 돋고,

조각달은 아까부터 동네 까끔에 떠 있는데

하나, 둘씩 밀 때 짚 거적 깔고 도방끌에 자리 잡는다.

 

오늘도 별을 헤인다.

 

누워 있는 등짝은 꺼적에 베기지만

가위다리 하고서 바라보는 밤하늘은 별들의 고향이다.

찰나처럼 빠르게 별똥은 지고,

위성은 여름밤의 재미있고 깔깔대는 술래잡기 라

한낮의 이글 거리던 태양과 타는 듯한 바다도

별과 개구리울음 소리에 파 묻혀

그 이야기 들은 한 여름밤 의 전설이 되어간다.

 

밤바람도 조금씩 잠 들어가고

어느덧 이슬 젖은 밤 기운이 스미어 올 때

은하수 건너편

누군가는 생각이 나고,

보고 싶은 모습으로 자꾸 그리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