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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
홍률
2016. 11. 3. 00:09
2015. 5. 11
우면산 숲 속 산책로
풀숲
다소곳이 숨어 향을 피어대는
슬프도록 진한 하얀 꽃.
어느 여인의 향취 인가
숨결 가시지 않는 소담한 정
떨구어진 눈물
찔레꽃.
보았다.
그리고 함께였다.
뒹굴어 엉클어진 늘어진 가지 -
끝에 매달린 또 하나의 백화
아카시아.
이번엔 욕정 이련가
미련스럽게도 불타오르는 향기
그 진한 유혹.
이맘때의 젖빛 하얀 꽃들이
배꽃
밤꽃
감꽃
감자꽃 이듯이
때가 되면 영글어 알갱이로 승화하고.
다만 쏟아져 내린 별무리
숲 속 혹은 언덕의 한편에서
아니면 시냇물 조잘거리는
돌틈사이 사잇길에서
달빛 받은 누이의 흰 저고리 마냥
그렇게 피어난 향기.
우면산 숲 속 오늘 아침 산책길
찔레꽃
아카시아
그 향기롭던 하얀 정령의
순박함이여.
순박함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