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은 떠 오르고.
고향
홍률
2017. 3. 1. 10:46
2015. 10. 15
김소월
1
즘생은 모를는지 고향인지라
사람은 못 잊는 것 고향입니다
생시에는 생각도 아니하던 것
잠들면 어느덧 고향입니다.
조상님 뼈 가서 묻힌 곳이라
송아지 동무들과 놀던 곳이라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지마는
아아 꿈에서는 항상 고향입니다.
2
봄이면 곳곳이 산새 소리
진달래 화초 만발하고
가을이면 골짜구니 물드는 단풍
흐르는 샘물 위에 떠 내린다.
바라보면 하늘과 바닷물과
차 차 차 마주 붙어 가는 곳에
고기잡이 배 돛 그림자
어겨 차 디엇차 소리 들리는 듯
3
떠도는 몸이거든
고향 탓이 되어
부모님 기억, 동생들 생각
꿈에라도 항상 그곳서 뵈옵니다.
고향이 마음 속에 있습니까
마음속에 고향도 있습니다.
제 넋이 고향에 있습니까
고향에도 제 넋이 있습니다.
마음에 있으니까 꿈에 뵈지요
꿈에 보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그곳에 넋이 있어 꿈 엣까지요
꿈에 가는 고향이 그립습니다.
4
물결에 떠내려간 부평인 줄기
자리 잡은 새도 없네
제 자리로 돌아갈 날 있으랴마는
괴로운 바다
이 세상의 사람인지라 돌아가리.
고향을 잊었노라 하는 사람들
나를 버린 고향이라 하는 사람들
죽어서마는 천애 일방 헤매지 말고
넋이라도 있거들랑 고향으로 네 가거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