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포스코 스테이지.
홍률
2009. 9. 20. 02:07
오각(五角)의 미(美)
철의 부드러움
트러스의 완성
그리고
삶을 이야기하는 소리꾼의 노래
살아있음을 깨닫게 해주는 소리
어울림 한마당
포스코센터 아트리움
트럼펫 연주자는 고독하고
노회(老獪) 하였으며
장구는 비를 타고
해금은 심금을 울리는데
키보드는 폭발하며 베이스를 자극해
재즈는 아트리움을 점령했다.
벤볼은 미남답게 드럼을 희롱하고
빨려 드는 두드림에 기타는 열광한다
그룹 솔리스츠는
최고의 아카펠라를 선사하며 하모니를 이루고
숨 막히는 리듬은 물안개의 고요처럼
안개같이 스며든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사는 게 이게 아닌데
이러는 동안 어느새 봄이 와서
꽃은 피어나고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그러는 동안 봄이 가며
꽃이 집니다
그러면서 그러면서
사람들은 살았다지요
그랬다지요.
소리꾼은 슬프지 않은데
노래는 슬퍼서 향기가 슬퍼서
그래서 좋아지네요 슬픔이 좋아지네요
슬픔이 슬프지 않아서
그래서 좋아집니다
노래가 좋아집니다
무대 위에선
19살 댄서의 순정이
또랑 물 같은 잔잔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가끔은 너무도 순박한 소리꾼의 추임새 한마디
사모님 오늘 밤은 외박을 하시지요
카바레의 플로워도 아닌데
소박한 윗트는 마냥, 행복한 박수를 앗아간다
가슴속을 저미는 웃음을 심고 있다
포스코 스테이지
사람이 그리워서 소리꾼은 노래를 한다
어깨춤을 추게 한다
발장단을 두드린다
가을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