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껄껄이

홍률 2018. 3. 20. 22:31

 

 

2017. 4. 12

 

 

 

 

 


서울 도심 화단에서 껄껄이를 보았습니다.
반갑고 희귀한 일이어서 얼른 사진을 찍고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천변에 나가면 둑새풀이 있지 않을까 해서 양재천으로 가 보았지만 둑새풀은 기생하지 않았습니다.

껄껄이는 생각의 나래를 고향으로 향하게하고 어릴 적의 기억들을 회상케 합니다. 논보리 고랑 사이사이로 무성하게 자라나서는 깔끔거리는 줄기와 잎대로 깔 베기를 할 때는 팔뚝을 긁히기도 했었습니다.

껄껄이가 무성한 고향의 봄날은
독새풀이 진한 향기를 품고 자라며,
물가두기를 한 논에 개구리 소리 개골 거리고,
나른한 오후의 오수속에 쑥 향기 짙은 언덕배기가 있었습니다.

들에는 청보리의 짙푸른 녹음으로 봄햇살이 빛을 발하고,
못자리 끝내고 집에 돌아오면 양포 선창가에 멸치배가 닿아
생멸치 지짐을 해놓은 어머니의 밥상을 토방에서 받을 때
앞마당의 목단이 꽃몽우리를 틔우고 있는,
그 시절의 고향이 지금,
사진을 찍고서 양재천으로 향하면서 밀물처럼 밀려듭니다.



봄은 파스텔톤으로 다가옵니다.
화사한 봄꽃들이 제각기의 색깔로 피어나며
나무들의 싹튀움 역시 각각의 색으로 봄햇살을 받습니다.
심산유곡의 산하가 아니라도 도심에서 느끼는 봄의 생동감은 다양한 녹지대의 풍경에서 생명 탄생의 환희로 다가옵니다.
물이 흐르는 천변가에서,
가로수 길의 직선같은 원근감 속에서도,
둑길의 터널 같은 소로는,
새싹들이 트고 나오는 갓 울음으로 봄의 색깔은 아우성입니다.

벚꽃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는가 봅니다.
어느 일본 시인의 '무사시노 벌판에서 꽃잎처럼 지다'라는
시구처럼 들불같이 번졌다가 아침이슬의 덧없음과도 같이
짧은 생명의 화사함이 그 연유인 것 같기도 합니다.

벚꽃은 꽃비 되어 날 리우고....
그렇지만 봄의 상춘객들은 마냥 즐겁습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스마트폰을 높이 듭니다.
오늘의 기록이랄까요,
가는 봄날을 만끽하는 것일 것입니다.



푸른 잡초가 하얀 꽃들과 대비됩니다.
다른 세계의 색상 같지만 여겨 지지요.
그러나 연약하지만 진한 녹색의 강인함이 느껴집니다.
머잖아 찾아올 다른 계절의 색입니다.

이렇게 봄날은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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