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에 젖어. 19

술과 고향을 노래하다

2017. 4. 19 달과 술의 연인 이 백의 시 2수 ㅣ 낙화(落花)에 묻혀서 술을 마시다 보니 어느덧 날이 어둡고 옷자락에 수북이 쌓인 낙화여! 취한 걸음, 시냇물의 달 밟고 돌아갈 제 새도 사람도 없이 나 혼자 로라. 자견 自遣 대주불각명 對酒不覺暝 낙화영아의 落花盈我衣 취기보계월 醉起步溪月 조환인역희 鳥還人亦稀 * 원제는 자견(自遣). 스스로 저를 위안하는 것. 날이 어두운 것도, 낙화가 오지랖에 수북이 쌓이는 것도 잊고 술을 마신 풍류, 그리하여 새소리도 끊어지고 인기척도 드문 시내 따라 난 길을 비틀대는 걸음으로 달빛을 밟고 돌아가는 사람! 오언절구(五言絶句)는 자연스러운 정을 담되, 말은 짧으나 뜻은 길어서 함축 부진(含蓄不盡)의 맛이 있어야 하나니, 이백으로 으뜸을 삼음이 까닭 있다 하겠다..

달빛 에 젖어. 2018.03.20

보름달

2015. 9. 28 상암동 하늘공원에서 바라본 서울 하늘의 보름달. 일 년 중 가장 크다는 슈퍼 보름달이 남산타워 위로 덩실 솟아올랐습니다. 실제로 다른 때와는 무척 다른 아주 큰 모습이어서 사진에 담았는데 그림이 그렇지를 못합니다. 그래도 느낄 수는 있네요. 밤하늘의 달이 지상의 조명들 보다는 아름답다는 것을... 억새 서걱대는 상암동 하늘공원! 아직은 절정에 이르지 못한 억새꽃과 코스모스 꽃밭이었지만 추석날, 보름달을 구경 나온 많은 가족들과 연인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은 무척 좋습니다. 서울은 화려합니다. 은빛으로 흐르는 한강의 물줄기는 찰랑이며 넘쳐나고 명멸하는 조명들은 도시의 꽃이 되어 서울 밤을 수놓습니다. 이 밤, 비록 고향 달은 바라보지 못하지만 하늘 가득 떠오른 둥근달을 쳐다보며 고향 향수..

달빛 에 젖어. 2017.03.01

그를 꿈 꾼 밤

소슬한 바람이 이는데 차가운 달빛 밤 길을 서성이게 해 꿈이라도 좋아 꿈길처럼 둘이서 걸어 보았으면 하고 고샅을 나와 밤 그림자 벗 삼지만 혼자라서 가던 길 멈출 수밖에 없어 스산한 달빛 아래 이슬 내린 동백잎 반짝이는데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온화 한 불빛 그를 꿈 꾸고 그가 있는 곳 그의 모습 웃음으로 떠올라 그도 나처럼 잠 못 드는 밤 이렇게 서성일까 그렇다면 저 달도 같이 꾸는 꿈인 것을 그렇게 같이 가자 하면서 서로이면은 가을이 깊어도 단풍이 붉어도 기러기 울어도 그를 꿈꾼 밤 아름드리 큰 그늘 아래 곱게 사위어 갔으면 해서..

달빛 에 젖어. 2012.09.14

초승달.

여명 속에 바람 따라 바람이 이는 대로 어둠 걷히는 새벽 산길 높은 준령 깊은 골짜기 안 나무 잎새 사이로 걸려있는 달 아미처럼 다가와 초승달 그렇게 검은 산에 살짝 떠 있다. 하얗게 세운 밤 속 타는 기다림 아직은 떠오르지 않은 해 앞서서 무엇으로 길 잡는지 가냘파 애처로운 새벽하늘인데 그렇게 허공에 떠 있다. 동트고 새벽 초승달 떠 있다. 철원 복주산 산행길 새벽에.

달빛 에 젖어. 2011.09.26

한가위.

서둘러 차례를 지내고 도시의 명절을 도곡동으로 가 누님과 함께했다. 40㎝가 넘는 30년 이상의 도라지 술을 자형은 아까워하면서도 내어 놓았다. 겨울이 오는쯤 해서 드시려고, 금년의 겨울나기라고 하시면서... 어느 해 적상산의 봉룡을 떠올리며 감사한 마음으로 무주 어느 분의 성의와 함께 보약을 먹듯이 집안에 퍼지는 술향마저도 아까워 남김없이 커다란 병을 비웠다. 여럿이서 나누는 술잔이 취기가 젖어드는 이 정겨움이 바로 명절인것을, 하니 떡이 있고 잘 저며진 음식이 있으며 적당히 말려 노릇하게 구워진 생선은 햇과일 속에서도 입맛을 돋구고 웃음소리 그치지 않는, 오랜만의 이야기 속에 도라지 술은 다른 값비싼 술을 멀리하게 했다. 뱃속은 적당히 따뜻해서 추석은 풍경도 있는 것, 十五夜의 밤 풍경을 맞이하고자 ..

달빛 에 젖어. 2011.09.13

소녀.

철조망 너머 불타는 태양 그 눈물 소녀는 여인처럼 밀림 속 정글을 본다. 울부짖고 처절하며 쫓기며 추적하는 생사 끈을 놓지 않는 믿음 눈은 두려움이 없다. 짙은 녹음 반사되는 강열함 다시 치닫는 흑과 백의 열중 그리고 적막이 소녀는 미소 숨기며 정글에 산다. 바람은 움직일수 없어 새벽녘의 태양 풀잎속에 핏빛으로 물들어 대지는 불붙고 타오르는 신화는 전설이 된다. 달은 잊지못해 애태우는 정령 바라보는 별은 안타까이 멀어지는 꿈속의 전사 시간은 그림자도 선명히 태양 안에 있어 소녀는 빈틈도 없이 밀림을 본다.

달빛 에 젖어. 2010.11.04

[스크랩] 별.

어제는 칠석. 고향, 도방끌에서 하늘을 보면 동네 까끔으로 은하수가 흐르고 직녀는 무명옷 흰 저고리에 쪽빛보다 진한 남색에 가까운 치마 두르고 견우를 부릅니다. 까끔 너머, 세상은 바다이지만 바이칼 호의 은하보다 못해 견우는 직녀의 서리사랑을 바라만 봅니다. 바라만 보다 바라만 보다 견우와 직녀는 은하의 별 새벽이 돋는 은하의 강을 삼박골 너머, 팽나뭇골 지나, 몰 고리로 보내 버렸습니다. 저녁은 고고하고 입추의 밤 ㅡ 찬바지한 조금 선창에서 깨알같이 쏟아지는 별을 보았습니다. 갱물은 선창을 넘쳐 이리저리 다니고 차 옆에두고 좋은 노래 CD에 담아 술이 마르도록 별과 노래는 밤으로 곁에 있었습니다. 별이 빛나는 밤! 고향의 별은 왜 그리 많은지 고향의 별은 왜 그리 밝은지 그리워요 서늘한 바람이 별을 몰..

달빛 에 젖어. 2010.08.18

꿈.

꿈으로 가서 꿈으로 오는 또 하나의 꿈! 상상은 꿈을 꾸고 꿈꾸는 꿈은 꿈으로 가 꿈은 꿈 되어 꿈속을 헤맨다. 나는 너의 생각을 훔치고 너는 나의 꿈을 엿보지만 내 꿈은 나의 꿈속에 가두어 나만의 세계를 설계해 ㅡ 꿈을 쌓고 꿈을 키워 꿈을 피우고자 그렇게 숫한 나날이 소나기처럼 줄기차고 사랑처럼 뜨겁게 하염없어도 꿈이 허물어지면 무의식의 꿈은 타인의 것이 되고 꿈은 또 꿈을 찾아 시간의 여행을 감행하지만 그만큼의 꿈은 내게로 늦어 나의 꿈은 방랑자 떠돌이의 고단한 나그네 꿈은 달빛 되어 찬란하고 별처럼 빛나 꿈으로 살고 꿈으로 보내 나의 꿈, 나의 것으로 꿈이 깨고 꿈이 이어져 꿈이 영원으로 꿈에 있기를....

달빛 에 젖어. 2010.08.15

[스크랩] 부루스에 뿅가는 사람들

출처 : ♡ 미소♡입술♡노래 ♡ 글쓴이 : 자정(慈情) 원글보기 메모 : 2010. 2. 16. 그러고 보면 노래도 춤도 못 하는 사람이 남의걸 퍼 오는 용기는 아마 같이 즐기자는 것 일 겁니다. 듣는 흥겨움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음악이.... 영화 속 주인공들의 사진도 좋고 귀에 익은 노래도 있고 그래서 주는 만큼 듣는 마음도 즐겁습니다.

달빛 에 젖어. 2010.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