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슬한 바람이 이는데
차가운 달빛
밤 길을 서성이게 해
꿈이라도 좋아
꿈길처럼
둘이서 걸어 보았으면 하고
고샅을 나와
밤 그림자 벗 삼지만
혼자라서
가던 길 멈출 수밖에 없어
스산한 달빛 아래
이슬 내린 동백잎 반짝이는데
창문으로 새어 나오는 온화 한 불빛
그를 꿈 꾸고
그가 있는 곳
그의 모습 웃음으로 떠올라
그도 나처럼
잠 못 드는 밤 이렇게 서성일까
그렇다면 저 달도
같이 꾸는 꿈인 것을
그렇게 같이 가자 하면서
서로이면은
가을이 깊어도
단풍이 붉어도
기러기 울어도
그를 꿈꾼 밤
아름드리 큰 그늘 아래 곱게 사위어 갔으면 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