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스크랩] 태풍이 지나간 영전

홍률 2012. 9. 2. 15:35

 

 

 

태풍이 휩쓸고 간 고향은 산과 들이 온통 하얀색이었다.

먼저 눈에 띈 동네 까끔과 달마산의 나무들은 해풍에 날리운 염분끼에 의해 나뭇잎이 하얗게 변하였으며

이제 막 움트고 나오는 벼들도 온 들녘이 하얗게 물결치고 있었다.

앞으로 시간이 경과하면 나락의 알갱이는 여물지 못하고 검게 변할 것이란 걱정으로 고향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해남군의 태풍 피해 브리핑을 듣고 있는 김황식 국무총리

 

남성리(칼캥이)를 방문한 국무총리가 토말 하우스에서 태풍 피해를 듣고 있다

이 자리에서 총리는 해남군의 재난선포 구역 재정으로 파손된 남성리의 선착장을 항만급으로의 건설과

전복양식 어민들의 피해보상을 (잠정적 / 가구당 5.000만 원 상당) 약속했다고 한다

 

 

 

                          피해 해역을 둘러보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떠밀려 온 전복 가두리 양식장의 잔해들

 

남성 중환네 육조 양식장 앞 바닷가에 처참하게 부서진 전복 가두리 양식장의 잔해들이 쓰레기처럼 나뒹굴고 있다

이처럼의 전복 가두리양식장의 잔해들은 남성에서부터 산대, 목넘, 양포 선창, 굴 앞, 안평, 사구시까지 이어져

그 흔적이 실로 방대하기 이룰 데 없었다

 

주민들은 잔해에 붙어있는 전복을 한, 두 포대씩 주워 오기도 하였지만 전기가 4일이나 끊기는 바람에 냉동보관은

거의 못하고 즉시 구워 먹거나 조림으로 반찬을 하고 있었다

가두리 시설물의 주인들인 완도의 인근 섬 ( 백일도, 흑일도, 꽃섬, 당인리 그 외 본섬의 어민들) 사람들이 영전에 찾아와 전복은 가져가도 좋으니 시설물은 자르지 말라고 눈물로 호소하고 갔다고 한다

복구단계에서 쓸만한 부자재를 회수하기 위해서 일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남성리 완석이는 아들까지 내려와 대출을 받아 가두리 양식장을 시작하였는데

이번에 몽땅 휩쓸려 버렸으니 타는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한동안 술도 안 먹고 열심이다가 태풍이 지난 다음부터 술에 절어있다고 하니 그 심정을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바다의 피해는 대다수의 어민들이 겪는 게 아니고 가두리 시설을 한 사람들의 한탄일 수 있으나 일반적인 태풍

피해는 실로 어마어마했다. 남성리 선창장의 집체만 한 바닥 콘크리트 파편이 바람에 날려 해경 감시소의 옆에

넓려 져 있고 방파제의 큰 돌덩이가 도로 한복판에 내동댕이 쳐져 있었으며 도로의 아스콘은 벗겨져 기존의

기초 콘크리트가 드러나고 폭격을 당한 처참한 광경으로 돌무더기는 바람의 실체처럼 그 흔적은 여기저기로

휩쓸려 있었다.

 

태풍의 진로도 이상하여서 통호와 사구미는 조용히 지나가 피해가 없고 남성, 영전, 남전, 안평, 묵동, 서홍은

피해가 극심하였지만 또 남창은 거짓말처럼 얌전하여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논농사는 이제 막 배동 하기 시작한 벼농사를 망쳤으며 동명이네 지붕, 구불청 순애네 지붕, 정천네 지붕함석 등

여러 집들이 지붕을 날 리우고 부서지는 참혹한 현상이 그대로 있었다. 토, 일요일을 맞아 서울에서 급거 내려온

자식들이 쓰레기 잔해들을 치우며 쓰러진 담을 쌓고 보수하느라 도방끌 도로와 주차장은 차들로 빼꼼 하였다.

 

나 역시 집의 전화를 받고 내려가 도로를 파헤치고 하수관을 묻는 작업을 하루 종일 하고 시간이 없어

완석이도 만나지 못하고서 남성과 남전 안평 등 피해의 흔적을 자동차로 확인만 하고서 귀경했다.

 

그동안 10여 년이 넘게 극심한 자연재해 (홍수, 가뭄, 태풍)가 없던 영전이었는데 이번에 된 통으로 당하였으니

사는 사람들의 근심 걱정이 오죽하랴 싶었다. 앞으로는 더욱더 국지적인 자연재해가 심해진다고 하니 새로운

시설이나 관리에 있어서 이러한 것에 대비할 필요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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