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4
ㅣ 가위
허난설헌(1563~1589)
이름은 초희
자는 경번
뜻이 맞아 두 허리를 합하고
다정스레 두 다리를 쳐들었소
흔드는 것은 내가 할 테니
깊고 얕은 건 당신 맘대로
*
그녀의 천재적 재능과 중국에 까지 알려진 시명에 대한 질투로 조선 시대 사대부 남성 비평가들은 난설헌을 곱게 보지 않았다.
물론 남편 김성립이나 그의 친구들도 시기와 질투를 하였으리라.
아들보다 재주 좋은 며느리를 곱게 보지 않는 시어머니도 난설헌의 시 세계를 이해하지 못했다.
성애가 물씬 풍기는 [가위] 시에서 그 시대 여자의 신분으로는 엄두도 못 낼 작품이었으니 뭇 남성 비평가들의 표적이 되고, 그래서 장난 삼아 끄적인 시를 굳이 부각해 음탕한 여인으로 몰아가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부자유한 시대에 너무나 비범했던
<조선의 여성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