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5. 14
오늘 오후에는 뱅용이가 찾아와 오후 내내 카페에서 노닥거리다 저녁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입담이야 새삼스럽게 말할 나위 없지만
나잇살 먹어간다고 쏟아내는 말에 이제는 제법 이력이 붙는 묵직한 무게가 실려있습니다.
실리적이면서 또 합리적인 그의 성품에다
많은 사람들과 교류를 통해 얻어진 실제적인 언변과 지식이 세월의 훈장으로 가슴에 채워졌음을 느꼈습니다.
그와 이야기 중 한 토막 인데요
택시기사는 택시운전이 그의 직업이고
정치가는 정치가 그의 직업이니까
각자의 직업에서 이익을 얻는 것이 마땅한데,
정치가가 택시기사의 이익을 대신해 주는 것도 아닌데 택시기사는 왜 정치가를 위해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가라는 말에 공감을 함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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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용이의 곁에는 나현주라는 현명한 동반자가 함께합니다.
만화의 길을 택했던 사람으로서 초기에 꺾이어 주부가 되었지만
그녀의 내면 깊숙이에는 감성이 풍부한 예술적 감각이 도사리고 있다고 여겨집니다.
지금은 직업으로서 사진을 하고있는것도 그 맥락일 겁니다.
뱅용이,
너무 합리적이어서 자기 위주가 강하지만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대다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들은, 아니 어쩌면 나 자신은 빠르게 변하는 변곡점을 놓쳐버리고 후미에서 헐떡거리며 더 이상 낙오하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는 그런 모습인가도 모르겠습니다.
얼마 전에 평소 이용도 하지 않던 블로그의 제목을 '석양에 서다'로 바꿨습니다.
남들은 백세를 구가하는데 난 황혼의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외롭다거나 서글픈 황혼은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발하는 일몰의 석양이 아닌,
미지의 세계를 향한 일출의 광명 같은 걸 수도 있으니까요.
뱅용이는 항상 유쾌합니다.
사람으로서 으뜸가는 성품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오늘의 이야기 중에 딸 인규의 전학 첫날의 교장 면전에서 몇 살 나이가 많다고 형님 하자며 형님이라고 불렀다는 게 웃고만 있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의 실리를 엿볼 수 있는 유쾌함 아니겠습니까.
딸 인규로서는 전학 간 학교의 교장과 친해진 아빠,
든든한 버팀목입니다.
요즘 그는 계약직이지만 중앙공무원이라고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알바인데,
부정선거감시원으로서 선거가 끝나는 6월 13일까지 그의 유쾌한 사고와 판단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파이팅 최 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