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여름

홍률 2018. 7. 8. 17:30

 

 

2018. 7. 7

 

 

 

 

 

 

 



오늘은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다는 소서,
햇빛이 미친 듯이 강열하다.
숙희로부터 전화를 받고 너무 격조하지 않았나 싶어 밴드를 찾았다.

사실 오랫동안 소통 없이 지냈다는 걸 느낀 것은 그저께 순자를 만나고 나서였다.
돌아서서 나오면서 왜 이렇지? 하는 어색함과 미안한 마음이 교차하는 감정을 어쩔 수 없었음은,
기다렸다가 차라도 한잔하면서 그간의 안부라도 시간을 같이할걸 그랬다 싶은 생각이 내내 마음속에 남아 있었으니까.

요즘 모든 것이 엉망이 되어 버렸다.
자칫 우울한 기분으로 빠져들 때는 이게 형벌인가 싶게도 가려움은 모든 활동의 제약이 되어버렸고 행동의 반경은 짧게만 좁혀졌다.

순자,
오랜만이었는데 정말 미안했다.

그런데 오늘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보니 소통의 부재를 다시금 느끼는 것이다.
만나고, 전화하고, 이야기하는 그러한 것들이 너무 오랫동안 해오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공허한 심사가 독사의 똬리처럼 스멀거린다.

주말 한여름의 대낮,
요즘의 일기 덕분이겠지만 서울 하늘은 맑다.
그래서 햇살은 따갑도록 눈부시다.
건강한 저 일상 속으로 걸어 들어가 북한산 어느 골짜기에라도 퍼질러 주저앉아 산바람이라도 같이 친구 삼아 놀아보았으면 하는....
부질없음이 오후를 수놓고 있다.

엊저녁에는 복정동의 골목바람이 산들 했었다.
마치 저녁 무렵 고추잠자리 맴도는 늦여름 밤의 도방끌처럼,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산들산들한 바람이
도시의 골목길을 서성이고 그 바람결에 물든 상쾌한 감성은 밤하늘을 올려다보게 했다.
별이 빛나는 밤,
마음도, 가슴도 별이 돋아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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