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1
여기 이 자리
나 자신을 찾고 들여다보는 요즘입니다.
15세기 인도의 영적인 시인
카비르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
벗이여
어디가서 나를 찾는가
나는 그대 곁에 있다
내 어깨가 그대의 어깨에 기대어 있다
절이나 교회에서 나를 찾으려 하지 말라
그런 곳에 나는 없다
인도의 성스런 불탑들 속에도
회교의 찬란한 사원에도
나는 없다
어떠한 종교 의식 속에서도
나를 찾아낼 수 없으리라
다리를 꼬고 앉아 요가 수행을 할지라도
채식주의를 엄격히 지킨다 할지라도
그대가 진정으로 나를 찾고자 한다면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말라
바로 지금 이 순간에 나를 만날 수 있으리라
벗이여
나에게 말해다오
무엇이 신인가를
신은 숨속에 숨이느라
그렇게 떠난 도심이고
푸른 강물이 저녁 햇살에 은닉으로 빛나는
남한강 어느 호젓한 물가의 카페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갇혀있던 사람들이
너도나도 도시를 벗어나 확 트인 강변의 정취를 즐기고 있네요.
도로와 강가의 빈터는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4월의 꽃향기가 가슴을 파고드는 싱그러운 봄날,
파릇한 풀잎이 솟아나는 언덕에는 강바람이 일렁이고
확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에 꽃비가 날리는 그런 날입니다.
멀리 보이는 산 능선에는 나무들이 새 옷을 입고 꽃단장하는 모습이 완연합니다.
새 생명의 기운들이 제각각의 모습으로 파스텔톤이 되어 수채화처럼 물들어 갑니다.
이처럼의 대자연은 스스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이어가고 있는데
우리 인간들은 새로운 시련으로 인류 심판의 시험대에 놓여 극단의 선택을 종용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문호를 개방하고 있으며 세계를 향하여 자신 있게 연대와 협력과 배려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지구 상의 그 어떤 민족, 어떤 국가보다도 포용력 있게 슬기로움을 빛내고 있습니다.
우리의 국격이 치솟고 있으며 국운, 또한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꽃향기 가득한 4월은 우리들에게 슬픈 일상을 견디게도 하지만 새롭고 기쁜 소식을 전해 주는 달이기도 합니다.
코로나19 사태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선거를 치루기도 하며
사막에서 쌀을 생산하는 소식을 전해 듣기도 하는 달입니다.
아랍에미리트의 사막에 우리가 뿌린 벼가 자라고 있으며 이제 그 결과가 4월이 지나면 알 수 있습니다.
가슴이 설렙니다.
목향원
남양주 별내에 있는 돼지불고기 보쌈집입니다.
주변의 풍광이 좋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실내의 답답함을 피해 찾아와서 식사와 담소를 즐기고 있습니다.
소박하고 깔끔한 맛입니다.
석쇠로 구운 불향이 잘 스며든 불고기는 양념과 어우러져 여러 가지 쌈채소를 곁들여 먹으니 더욱 좋네요.
운치 있는 나지막한 돌담
장독대의 항아리
초가지붕
띄엄띄엄 벚꽃
아직 움트지 않은 산자락의 숲, 그 나뭇가지들
불 밝히는 조명
아 ㅡ
또 있었지
가는 길목의 배나무밭 하얀 배꽃들
梨花 이화
다시 나 자신에 집중하려고 합니다.
本來成佛 본래 성불
본래의 깨달음에 가까이 가는 일상이고 싶습니다.
카비르의 시를 또 들 쳐 봅니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가 목말라한다는 말을 듣고
나는 웃는다
진리는 그대 집 안에 있다
그러나 그대 자신은 이것을 알지 못한 체
이 숲으로 저 골짝으로 쉴 새 없이 헤매고 있다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진리를 보라
그대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 보라
이 도시로 저 산속으로
그러나 그대 자신의 영혼을 찾지 못한다면
세상은 여전히 환상에 지나지 않으리
행복하세요
여기에 인용한 인도 카비르의 시는
법정스님의 스스로 행복하자에서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