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장미
가시 속에
검붉게 맺어
아침이슬
영롱
그대 나의 사랑.
햇살
반겨주면
쉬 들려나 꽃잎
피기 전에
이슬
사무친 내 꽃 붉은 핏빛이여.
거리
방랑하는 혼
보고 싶다
미치도록 보고 싶다
기약 없는 기다림은 차라리 고통
잊을 수 없어 시간은 사치
친구 부부
다락방을 주고
그 밑에서 사랑을 나눈다.
마지막 공항의 이별이
두 십 번을 넘겨
그때의 장미는 지금도 핏빛 사랑
뉴욕의 소식 광복동에 머물고
처음의 사랑
세월을 묶었다.
바람은 부두
뱃전에 부딪치고
멋진 눈빛은 밤의 눈동자
진한 음악에
눈 부시도록 하얀
흰
옛 조상의 땅 간도(北間道)의 고향이
흰 이야기 되어 술집에 박힌다.
스무 살 나이
청아한 웃음 미칠 것 같은 목소리
검붉은 장미 돌담 위에 피어
그댈 정말 사랑할 거야
사랑이란 말
그리 쉽지 않은데
나 그대 사랑한다
기억에 없는 간도처럼
또렷한 흰 눈처럼
그렇게 사랑한다 미치도록.
꽃이 필 때도
꽃이 질 때도
하루도 잊을 수 없어
잊히지가 않아
꿈속에서도 그대만 바라봐
내게 오는 고통은 그댈 향한 장미!
사랑이었어
강가에 깃드는 붉은 노을이
빌딩 사이로 어쩌다 보이는 조각달이
두고 온 당신
당신 생각뿐이야
이 세상 다하도록 사랑했어요.
거리
집요하게 팽개쳐지는 인생
순박하도록 지켜지는 사랑
눈물일 수 없는 원대한 그리움
이기는 건
사랑
한송이 꽃
주고 싶었다 그때부터
이제
돌담 위에 피어난 꽃 꺾어 너에게 준다
이렇게 서로 만나
이렇게 부여 안고
바라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