덧없음이 이렇게 사무치게 엄습해 옵니다.
계절이 가고,
하얀 눈은 내리는 데요.
며칠 전은 친구가 딸아이를 여쭸습니다.
곱게 길러, 어여쁘게 성장하여
둘이는 짝이 되어 나란히 부부의 연을 맺었습니다.
그곳에
우리들이 있었습니다.
서로는 반갑고, 언제 봐도 정답지만
항상 새침한 것 같은 가녀린 얼굴의 약방 딸도
늘 악동 같은 몽니 쟁이 뽄뽄이도 그날,
같이 축하하면서 그곳에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서 가버린 세월을 보았습니다.
無常한 주름을 보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아름답고 누구보다 기운차던 우리들의 동무에게서
언제나 한결같고 누구보다 다정하던 우리들의 동무에게서
가고 있는 세월을 느꼈고 새어나가 나부끼는 허전함을 무상으로 만났습니다.
갑자기 왜 이렇게 느끼는지
어째서 예전에는 몰랐을까
무심하게도, 덧 없이 보내버린 세월이었습니다.
하나 떠나가지 않은 어린날의 잔영이 반백의 머리 올에 가려져
밝은 웃음으로 정겹게 남아 있음이 무척이나 반가웠습니다.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지는 고향 언어는 피안의 세계이며
만날 때마다 반복되는 스토리도 구름 넘고 산새 우는 향수의 정담이었습니다.
너의 고운 얼굴이
너의 해맑은 미소가
어쩌면 그때와 똑같고 또, 그때는 오늘 이렇게 떠 오르는지
무상으로 생각 키우는 동무들입니다.
바람이 지나갑니다.
사무치게 그리워도 지겠지요.
그렇지만 지금이 좋습니다.
주름이 머물고
반백의 머리칼이 흘러내려도
가끔씩 만나 너의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우리들은 행복한 것입니다.
가는 세월의 위안일 겁니다.
無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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