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무제

홍률 2009. 4. 9. 15:54

LONG ARTICLE

1

청명한 밤공기는

이리도 상쾌한데

한 해를 보내는 옷깃이

너무도 차가웁구나

벗이여, 또, 벗이여!

 

2

북방 찬 기운이 온거리를 짓누르고

야간 조명이

태양 부활의 축제를 부추긴다

술잔의 부딪힘에

서울 거리가 들떠있다

 

3

적막한 달빛이

세월의 무상함으로

존귀하고 그리운 이의

그림자 되어

이슬 속에 빛난다

 

4

눈 속에 피는 꽃이

매화라 했든가

행랑채 앞

작은 화단 모퉁이에

매화나무 뭉치가 있었고

그 밑동

흙이랑 소곤거릴

지점 거리에

노란 점 가운데 두고

붉은 꽃잎 있었네

 

5

몰 고리, 십삼 모 퉁이

춘란은

바다 빛이 눈부시어

곁눈질로 바라보고

바람결에

산국화, 신누대도

흑일도의 낚싯배에

이리저리 차이더니

도솔봉 돌축대에 수줍게도 피어나

해가 가는 길목에

달마산 산그늘이

저녁연기 피우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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