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편하다는 것

홍률 2017. 3. 4. 11:24

 

 

2016. 2. 7

 

 

 

 

 

 

오늘은 시골 사는 영남이가 간자미와 낙지를 가지고 와 염창동 2번지 횟집에서 1차를 하고 2차는 강서수산물센터에서 마무리를 하였습니다.

설날 세밑이라 시간내어 참석하기 어려운 사람도 있었으나 그럭저럭 10명이 참석을 하였습니다.

 

영남

일성

병대

상훈

수호

숙희

순자

향재

송매

 

이제 몇 안되는 친구들이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편함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장 긴 시간, 오래고 어린 시절을 기억해 주고

같은 정서의 습관과 음식과 사투리를 공유하며

무엇보다 은밀하게 우리끼리 낄낄될 수 있는 그때 그 시절의 크고 작은 사고들의 추억과 회상의 단편들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사고사건의 당사자였다 하여도 지금은 편한 상태로 웃고 즐기며 깔깔거립니다.

 

오늘도 한토막의 배꼽잡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금 보이장을 보는 영남이는 혀가 짧습니다.

보리 공판을 하는 날이라 마이크를 잡고 마을에 안내방송을 하는데 살펴 들어야 할 대목이 있습니다.

 

"본 마을 주민들에게 알립니다.

오늘은 본 마을 보리 공판을 하는 날입니다.

주민들께서는 그동안 수확하신 보리를 창고앞으로 가지고 오셔서 검사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가지고 나오실 때 젖은보지(?)는 받지 않으니 잘 말린 보리를 가지고 나오시고 특히 생보지(?)는 절대 가지고 나오지 마십시오".

 

보리를 창고에 오랫동안 보관하자면 말린 상태도 검사의 기준에 들어가 잘 말리기를 원하지만 잘 말린 보리는 그만큼 무게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가마니 숫자가 덜 나와 적당히 말려서 검사를 받으려고 한다. 일단 검사를 받고 나면 보리는 농협 재산이므로 창고에서 썩어 축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농협 직원들이 미리 이장에게 잘 말릴 것을 은연중 강조하는 것이다.

그래서 혀가 짧은 이장의 안내방송이었습니다.

 

편하다는 것.

편한 사이라는 것.

마음에 부담되지 않는 관계를 이름 이리라.

늘 그러하기를 바라면서 그리되기 위해서 다음부터는 무언가 더 노력하는 우리들이 되어야겠습니다.

 

설날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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