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비애.

홍률 2010. 2. 7. 14:52

 

 

 

간사한 세상살이라고 했나

사람의 마음은 종 잡을 수 없는 구름과 같아서

부끄러운 색깔로 매일이 채색되고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일이 슬프고 깊은 상처를 남긴다.

 

더구나

가깝고 이물 없다고 여겨졌던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고 보니

어제의 언약은 낯 세움의 입 가림 이요

오늘의 열변은 내일의 사악함이 도사리고 있음이라

오호라 통탄하는 심사는 애끓은 인연 일져

한잔 술을 !

비통해하는 여인에게 바치고 싶음이다.

 

혈육의 정이 있고

부모 자식 간의 도리가 있으며

이웃 간의 명리 또한 분명 하지만

부부의 연이

타인은 감히 침범치 못 할 금침(衾寢) 속의 일이라

감히 어쩌지 못함이 아니하지 않겠는가.

 

그토록 놓여있는 처지가 안타깝고 측은지정 이라면

그렇게 생각하는 개인의 사비로도 능히 어찌할 수 있는데

지분이라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은 돈 ㅡ

7년여의 친분과 웃음과 고독의 애환을....

그것도 마지막 사력을 다해 다 쏟아부은 올인의 기력 앞에

두 번, 세 번 울리는

여인의 눈물을 보아야만 하는가.

 

잎진 나무의 마르고 마른 막대기처럼

혼을 놓아 풀어헤친 머리카락처럼

갈 곳 없어 찜질방에 나뒹구는 목침처럼

 

그런 여인을 보아야만 했는가

죄짓지 아니했어도 또 다른 희생을 또다시 요구할 수 있는가

우리는...

눈물로 슬픔을 견디어내는 그 눈망울이 가식일 수는 없었다.

 

정녕 비애(悲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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