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전장.

홍률 2010. 2. 20. 18:26

 

 

 

전장.

 

전쟁의 시발점은 인간의 본성과 위정자의 욕구에 의해서 도발된다.

역사 이래 수많은 전투가 벌어지고 밤하늘에 별 들처럼 셀 수 없는 영웅호걸들이 명멸했지만

세상은 주어진 숙명으로 매일이 이어지고 태양은 솟아나 밤이면 달을 부른다.

 

전쟁은 펼쳐지는 전쟁터가 있다.

전장의 참혹함은 젊은 사내들의 나뒹구는 백골(白骨)에 있으며

울부짖는 어미와 혼을 치는 아비의 눈물이고.

정인(情人)의 혼백을 그리워하는 달빛 어린 백양나무 숲

여인의 통곡이다.

 

젊은 목숨들!

승리의 전리품은 무엇인가.

위정자에 제공받은 공격의 선봉인가,  

아니면 고향에 두고 온 무명 꽃 같은 여자의 향기인가

정녕, 전사는 말이 없고

전장의 비정은 핏빛으로 물들어 영웅의 신화는 또 다른 젊음을 요구한다.

 

꽃 보다 예쁘고

별 보다 반짝이는

달의 주인은 여자.

 

태양에 도전하는 사내들의 근육은 영상을 정복하고 욕정 어린 전리품을 탐 하는데

달의 딸들은 스스로 야화(野花)되어  이슬을 맞는다.

현재의 전장은 스포츠 그라운드 가 되고 영상미 화려한 무대로 이뤄지며 더 이상 아비, 어미의 슬픔은 없다.

있다면 망할 놈의 초 스피드 한 세상!

너무 빨리 변화해가는 환상적인 세계와 소스라치게 영악해지는 아이들을 보며

오늘도 독수리 타법으로 자판기를 두드리며 소일하는 시간(無)의 공허 일 뿐이다.

 

전장의 슬픔은 총, 칼이나 승, 패의 깃발이 아니었으며

소중한 사람의 안위이고 가슴이며 살아 있어서 흘리는 기쁜 눈물을 보지 못하는 절망이었으리.

지금 우리는 우리의 시대에서 전장의 의미를 되뇌며 승리의 전유물인 영토도, 전리품도 없이 전선 없는 전장에서

세계의 전쟁터를 누비며 내달리고, 순간을 포착하는 현실을 보고 있다.

[크로마뇽인] 달마의 익살도 전장을 휘젓는 촌철살인의 무기일 수 있음이다.

 

전장으로 가는 젊은 생각의 수많은 선봉자 들이여.

그 뒤꼍의 책략과 술수와 영광이 영원하고 영원하여 이 세상의 소금으로 남기어 지기를 소망한다.

 

 

 

 

당 나라 시인.  [두보]는

인간의 슬픔은 어디에 있나

전장에 갔던 젊은이 하얀 백골 되어 돌아올 때

해 저문 비자나무 숲 속에 원숭이 떼 울음 울 때.

라고, 전장에 울려 퍼지는 말 울음소리마저도 비통해 마지않으며

굶주린 어린아이와 애통해하는 여인의 눈물을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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