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인적.

홍률 2010. 6. 1. 00:25

 

 

 

 

새벽이 열리고 붉은 점 하나 태양은 솟는다.

 

 

 

 

 

 

점점

인적은 불어나 두산리

주천강과 산집마다

색소폰 소리가 새벽과 저녁을 알리고

낮은 어디에 가 있는지

깊은 골(深谷) 맑은 물소리에 태양을 잃어버렸다.

 

신선이 노닐던

심심산골

그림 같지도 않은 많은 집들이 어울리지도 않게 들어서고

그 속에선 돈에 찌든 사람들이

아침저녁으로 색소폰을 불고 있다.

욕심들을 키우고 있다.

공허한

웃음들을 만들고 있다. 땅 놀음!

 

야생의 꽃이

오래된 적송 밑동

썩은 솔가지 솔잎 축축한 냄새 안에서

자색으로 방긋

하얀 꽃잎은 깨알 같은데

오후 햇살 즐기는 독사 놈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날다람쥐 꽃잎 스쳐 내 뛰고....

 

사는 것이 그러는 거라면

마음도 처음은 아닐 터

초심이 떠난 자리 무엇이 채울 건가

허망한 꿈은 과시에 지나지 않고

위안받고자 하는 남의 인생사 이려니

인적 드문 산문은 그저 서글픔이라.

흔적 벗어나면

다시금 옛날로 돌아설까.

 

보따리 품에 안고 구름 넘던 재

해 안에 저녁연기 산골 어딘가에 피워올라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돌부리 차이던

우리 누이 시집가던 날

굽이지는 산뽕나무

오디 따서 물들일까 멍든 그 가슴

바람에

키 큰 박달나무 잔가지만 흔들려.

 

지금은 하늘이어도 하늘이지가 않은

인적이 파고드는 깊은 골(深谷)

걸음은 없어지고

엎디어 먹는 차가운 물(淸水)

맛볼 수 없으니

돌에 이끼는 언제까지나 푸른색으로 있으려나.

 

 

 

 

 

 

 

태양은 사라지고 적운은 마지막 빛을 발 하는데 산 밑의 불빛은 야경 되어 산사람의 그림이 되어준다. 하늘에 별은 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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