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31
해가 바뀌는 그믐날 저녁
젊었을 적의 어느 날이 생각난다.
그해 12월 일기가 순탄치를 못해서 공정에 차질이 생겼다.
동절기 공사 중단이 12월 23일로 마감인데 늦춰져 신년 4일로 예정하고 연말에도 공사를 강행했다.
작업자들도 금년치 공사를 끝내야 노임을 받을 수 있어 합심하여 열심히 했다.
그래서 금날 콘크리트 타설을 하였다.
1월 2일 노임을 풀고 그 다음 현장 정리를 하면 예정되로 4일은 동절기에 들어간다.
금날 저녁,
콘크리트 타설도 무사히 마치고 홀가분한 기분으로 식사를 마친 후 술집으로 향했다.
귀가하지 못한 동료들과.....
술집에서,
마음 준 건 아니지만 그 때 하늘이 준 본성으로 내 여자가 아닌 다른 여인의 엉덩이와 젖가슴을 만진 적이 있었다.
그때는 집사람에게 미안하지는 않았다.
막상 가방을 둘러메고 집에 왔는데 마주 보기가 부끄러웠다.
현장 따라 지방생활을 많이 하면서도 여자에 대해선 담백했고 무척 서투른 편이었는데 술잔을 따르면서 여자는,
자고 나서 새해를 맞이하는 인사를 하고 싶다면서 밤을 새우는지는 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지는 달,
달이 떨어 진들 어딜 갈 수 있을까?
하늘에 남아 안보일 뿐이지.
솟아 오른 태양과 같은 하늘 속에서....
왜, 갑자기 그 때가 생각나지 ―
금날 저녁 이라서.
식구는 친정이 있는 부산에서 망년회 한다고 늦게야 출발하더니만 지금 구미를 지나고 있단다.
밤 11시쯤이면 도착하겠구나 싶다.
미안한 얼굴로 병실을 쉬 떠나지 못하고 늦장을 부리더니만 많이 늦겠다.
갑오년!
세 시간이면 안녕이다.
생애에는 다시 못 올 한 갑자이다.
다가오는 을미년에도 하늘에는 해와 달이 떠있고 인간사의 진부함이 펼쳐지겠지.
벗들 모두!
새해에도 복 많이 받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