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반자.

칠선계곡

홍률 2021. 12. 30. 13:37

 

 

2019. 8. 13

 

 

함양읍 내서 마천으로 가는 고갯길 ㅡ

구불구불 아리랑고개로 넘어간다.

인위적인 요소로 인해 정감이 덜 가지만 맑은 하늘에 흰구름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런 길이 숲속에 숨어 그늘진 운치였으면 환상이었으리라.

바람아 ㅡ

너는 보았니

정든 님 서러워 뒤돌아 보고 또 돌아보고

꼬불꼬불 매인 걸음 한이 없음을.

 

 

 

 

선녀가 내려와 노닐다가 노닐다가

그래도 아쉬워 눈물 흘렸나

돌 틈새에 켜켜이 흐르는

차고 맑은 저 물이 그리도 곱구나

 

소나무 왕성하고

바위는 집채만 한데

떨어지는 폭포수는 은빛으로 부서져

울 엄마 하얀 모시옷 입고

물 맡이 하였으면 좋겠네

 

 

 

 

쌍쌍이 나르는 너는 검은 나비

아침에 찾아온 반가운 손님

물가에 앉아 날갯짓의 유희를 본다

 

나비가 되어

그렇게 찾아왔나

 

짝도 있고

주변을 맴도는 너의 춤사위

환한 햇살에 너플너플 마냥 좋구나

 

 

 

 

골짜기에 피어오르는 운해

구름바다는 더 없는 장관이었소

나는 구름 속에 있고

그대는 저 멀리 구비 돌아

숨바꼭질하자 하는구려

 

하늘하늘 코스모스

뉘 있어 백두대간 지리산에

여름날 피어나

고운님 찾아올까 저리도 기다리누

 

산도화는 열매 맺어

그 꽃은 봄날인데

기운차다 짙은 잎새여

검푸른 향기 풍기는구나

 

 

 

 

 

지리산 제일문

 

하늘 고갯길

천령(天嶺)을 넘어 칠선계곡에 왔소

물에 몸 담그니

세상이 내 것이구려

 

민박집주인은 민물고기를 내어주니

그 향긋한 맛

여름밤의 진미로다

 

길 따라 청산별곡이 있고

산수화가 객들을 품고 있네

 

심심산골

깊고 아득한 곳은 아니어도

세월에 깎이고

물살에 씻기어

계곡의 바위는 모난 것이 없구나

 

나 이제

이곳을 벗어나면

병마의 고통으로 또한 밤이 무섭거든

그래도 벗 하련다

지새우는 가려움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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