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생각하는 사람

홍률 2017. 3. 3. 15:40

 

 

 

2015. 11. 24

 

 

 

 

 

 

 

 

 

 

 

조각/현대미술가 최종태

 

 

 

형태를 탐구하는 것은

만물의 이치에 대하여 탐구하는 것이며

온전한 삶을 탐구하는 것이며

바로 자신을 탐구하는 것이다.

 

 

 

비가 지나고 간 자리의 스산한 기운이 산기슭을 덮고 있었다.

물기 머금은 소나무가 짙은 색깔로 뚜렷한 형태를 드러내고 다른 잎 진 나무들이 앙상한 가지들을 하늘로 뻗친 체 산길의 호젓한 풍경은 그리 쓸쓸하지만은 않았다.

 

수풀 속 나무들의 밑동 부근엔 하얀 들국화가 소담스러이 무리 져 피워 있다.

동초들도 푸른잎을 뽐내며 돋아나고

젖은 바위엔 한줄기 담쟁이넝쿨이 기어오르고 있다.

잎은 붉은 색깔로 물든채.....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생각하는 사람은

작가가 심취한 불교와 기독교라는 다양한 종교에 대한 지식이 연결되는 집합점이자, 작가의 사색적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대표적인 작품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네 점의 작품에서 20여 년의 시차를 두고 (1984. 1994. 2012) 최종태 작가가 누적한 작품 세계가 반영되고 있는데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나 석굴암 같은 불교 예술의 조형미에 대한 경외가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추상화가 한 축을 이뤘던 한국의 현대미술사에서 조각상 역시 그 흐름을 따라가면서 역사적 전통 조형미를 작품세계에 토착화시키고 있음에 놀라울 뿐이다.

 

1 관부터 5관까지의 관람을 끝내고 나오며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 미술관을 그동안 와보지 않았다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절마다 찾아올 것을 다짐했다.

 

고엽,

촉촉이 젖어 있는 낙엽진 나뭇잎들이 산허리 능선에 쌓여있다.

한 겨울 눈 속에 파묻혀 시간을 방황하다가 햇살이 스멀거리는 봄부터는 썩고 문드러져 스스로 떠나왔던 근본의 자리에 자양분을 주면서 자신보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나뭇잎을 피우리라.

 

삼국시대의 형태적 미가 그 근원에서 출발하여 수 세기가 지난 지금,

다시금 재현되는 형태의 탐구를 흡족한 마음으로 내 안에 담을 수 있어 유익한 감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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