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종군위안부와 친일파 문인들

홍률 2017. 3. 3. 15:48

 

 

 

2015. 11. 30

 

 

 

 

 

 

ㅣ 종군위안부와 친일파 문인들

 

 

일본이 「군용 위안소」를 운영하기 시작한 것은 만주를 침략한 직후인 1931년이었다.

그때는 유곽에서 몸을 팔던 여자들을 모아 데려간 것이었다.

 

그런데 매춘부가 아닌 일반 처녀들 100여 명으로 일본군이 「육군 위안소」를 개설한 것은 중일전쟁이 터진 다음 해인 1938년이었다.

 

이때부터 일본군은 일본의 낭인패거리들과 조선의 친일파 매춘업자들을 동원해

'돈벌이 좋은 공장에 취직시켜 준다'

'여점원을 하면 돈도 벌고 공부도 할 수 있다'

'간호부는 사람 대접받고 돈도 많이 벌고, 의사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

이런 거짓말을 꾸며대서 사기극을 벌이며 처녀들을 군용 위안부로 끌어갔다.

 

그러다가 1941년 7월 조선총독부와 일본군은 직접 나서서 1만여 명의 처녀들을 종군위안부로 끌어가려고 전국적으로 '여자 사냥'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경찰과 형사들이 처녀들의 납치에 앞장서기 시작했던 것이다.

낭인들과 매춘업자들의 각종 사기극과 경찰이 자행하는 납치극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속에서 일본 육군성과 해군성은 진주만 기습 직후인 1941년 12월 말에 태평양전쟁의 전선 전역에 걸쳐 '기지 위안소' 개설을 명령했다.

 

그리고 일본군은 조선여자들의 인원 수를 '물품대장'에 올려놓고 각 부대에 '물품'으로 '배급'했다.

 

이때부터 총독부에서는 근로정신대로 위장된 종군위안부들을 손쉽게 끌어가기 위해서 친일파 지식인들과 문인들을 동원했다.

그들은 순회강연을 하고 잡지에 글을 쓰고 해서 총독부가 원하는 만큼 조선 여성들을 종군위안부나 근로정신대로 끌어가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댕기

 

친일파 시인 / 주요한

1941년 <국민문학> 11월 호

 

 

나라의 부름받고 가실 때에는

빨간 댕기를 드리겠어요

몸에 지니고 싸우시면

총알이 날아와도 맞지 않아요.

 

북쪽에서 돌아오는 기러기는

갈대 밑에 재우겠어요

꿈에 돌아오시는 당신은

원앙침에 주무시게 하겠어요.

 

아무르의 얼음도 여름에는 녹겠지요

녹았어도 소식이 없는 여름일랑

까만 댕기에 하얀 간호복 입고

저도 나라 위해 있는 힘 다 바치겠어요.

 

서강 저녁놀의 타는 듯한 붉은 핏빛은

장렬하게 싸우다 산화하신 당신의 피

무언의 개선, 마을 역 앞에서

하얀 댕기 드리우고 만세를 외치겠어요.

 

 

 

친일파 시인 모윤숙은 친일의 시들을 쓰는 것만이 아니라 일본군이 진주만을 기습한 직후에 '조선임 전보 국단'이란 친일어 용단체가 주최한 강연회에서 '우리들 여성의 머릿속에 대화혼이 없고 보면 이 위대한 승리의 역사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라며 여성들이 일제의 전시동원체제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나설 것을 역설했다.

 

이화 여전 교장인 친일파 김활란은

1942년 <신세대> 12월호의「징병제와 반도 여성의 각오」라는 글에서 '이제야 기다리고 기다리던 징병제라는 커다란 감격이 왔다.

반도 여성은 웃음으로 내 아들과 남편을 전장으로 보내야 한다'며 여성들이 일제의 전시동원에 앞장서라고 충동질했다.

 

친일파 소설가 / 이광수

친일파 시인 / 서정주 그 외 수많은 친일파 지식인과 문인들이 앞다투어 전선에 나가기를 종용했다.

 

 

 

부인 근로대

 

친일파 시인 / 노천명

1942년 3월 4일 자 <매일신보>

 

 

부인 근로대 작업장으로

군복을 지으려 나온 여인들

머리엔 흰 수건 아미 숙이고

바쁘게 나르는 흰 손길은 나비인가

 

총알에 맞아 뚫어진 자리

손으로 만지며 기울여하니

탄환을 맞던 광경 머리에 떠올라

뜨거운 눈물이 피잉 도네

 

한 땀 두 땀 무운을 빌며

바늘을 옮기는 양 든든도 하다

일본의 명예를 걸고 나간 이여

훌륭히 싸워 주 공을 세워 주

 

나라를 생각하는

누나와 어머니의 아름다운 정성은

오늘도 산만한 군복 위에

꽃으로 피웠네.

 

 

 

조정래 소설 [아리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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