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 사랑에 빠져
세상이 전부 내 것 인양 그렇게
행복에 젖었습니다
바라만 봐도 좋았고
쳐다만 봐도 웃음이 번졌습니다
만나던 때가 겨울이었어도
마음은 봄날과도 같이 따뜻하였고
움트는 새싹의 첫 순이 꽃잎 되어
향기로 솟아 피어났습니다
이제 사랑은 남고
세월은 많이 지나가서
그리 곱던 얼굴에 주름만이 머물고
쓰다듬던 백옥같이 흰 손은 차마 보기 힘들게
너무도 변하여 가슴속을 저미게 합니다
사람이 사는 건 부끄럽지 않으나
나의 사랑이 미치지 못한 것 같아
아침으로 오는 햇살에 죄스러움으로
늘 그대를 향 합니다
겨울이 가고, 또 봄이 가고
수없이 갔어도
사랑은 남아,
곁에 있는 세상과 더불어 합니다
어느 날은 숨차게 거리를 헤매고
다른 날은 호 젖이 산속 길을 갑니다
언제나 둘이서 그렇게 가는 길이
사랑이라 여겨집니다
아픈 마음은 아름다움으로 그대를 노래하고
슬픈 그림자는 꽃향기로 감싸 그대에게 바치며
달빛 속에 물든 그리움은 그대 가슴속에 숨길 겁니다
사랑은 화려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끝이 보이는 화려함은 두려움이 이는 까닭입니다
푸른 이끼로 뒤덮은 조용한 골짜기, 바위틈에
졸졸 거리는 맑은 물의 한가함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대여, 나의 아내여!
이제는 연인이라 부르리 ㅡ
항상 넘쳐나는 사랑이라 부르리 ㅡ
...!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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