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

주인형 의 사망.

홍률 2010. 1. 21. 19:08

 

 

 

선배이고 친구였던 주인형이

추적추적 겨울비가 빗줄기도 없이 물안개처럼 적시던 날!

오랜 병마의 고통에서 벗어나 하늘길에 올랐다.

 

가기 전

마지막 사랑에 몸부림치고, 행복에 겨워하던 시간들이 있었기에 그동안의 세월들이 한으로 남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키지만

모든 것을 올인했던 미경 씨는 오열하는 여인의 모습으로 눈물의 여자가 되어 버렸다.

또 다른 친구의 말처럼 이혼한 본처는 복 있는 여자요, 남겨진 미경 씨는 기구한 팔자의 운명이다.

춥고 시름에 겨운 겨울날 ㅡ

마지막 절기인 대한의 하루 전날 그는 스멀거리는 연기의 춤처럼 그렇게 피워올라 하늘길로 갔는데

남겨진 사람들의  모습들이 너무나 서글프다.

 

평생이 어찌했는지 그렇게 자세히는 몰라도

근래 5~6년 사이 새로운 여자를 만나고 나서부터는 의욕에 넘치고 성실해지고자 노력했었다.

그 무렵 이후 어느 땐가 밤늦은 시흥동 뒷골목 생선집에서

모처럼 찾아든 생의 활력이 이렇게 좋을 수 없다며 자랑삼아 반복하던 그 말들이

진정 진심으로 들어줄 친구의 고뇌이고 행복의 환희였었다.

이제는 가고 없는, 가버린 사람의 얼굴이지만

그래서 빈자리로 남아 채워지지 않을 숫자이지만

병규도, 진식이도, 상훈이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할 것이다.

 

우리는 이제 보내 주어야 하고

친구는 다 버리고 가야만 한다.

 

남는 자들의 시름은 서른인 상태로 세월이 지어줄 것이다.

밤은 늘 어느 한 귀퉁이에서

잊지 못해 흐느끼는 울음으로 채워지고

어둠은 비밀스레 덮어 나가는 것

이승에 껍질일랑 훌훌 털어 버리고 꽃 피고 새 우는 좋은 세상 넘어가 극락왕생 하시기를 빌고 또 비나이다.

친구여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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