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가.

[스크랩] 김순자 모친님 별세.

홍률 2010. 3. 6. 01:08

 

 

 

 

짧은 비가 어제는 내렸습니다.

오늘 화창 하지는 아니해도 포근한 기운은 봄인가 했습니다.

 

흐린 날씨 속에 슬픔에 겨운 친구의 목소리를 듣고

하늘을!

하늘을 먼 하늘을 바라봤습니다.

 

그냥 보면 그냥 하늘인 것을

다시 보면 다시 하늘 이어도

오래전 그때의 어머님 얼굴이 그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어머님은 하늘로 가셨습니다.

꽃이 되고파

구름꽃이 되어 훠이 훠이 가셨습니다.

둥 둥 훠이 훠이 둥 둥

꽃이 되고자

그렇게 곱게 곱게 둥 둥 가셨습니다.

 

이제는 쌈박골

참꽃 피고 구절초 향 가득한 골짜기

봄볕 따스한 자(子) 향으로 누어

옛집의 땅둥과 딸 내 집의 서울을 누어서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우리들은 딸의 친구들이고 그리고 지겹게도 영전 사투리에 배어 있지만

갑자기 찾아든 하늘길은 아니기에 우리말로 그냥 그냥

꽃이 되어 훨훨 곱게 곱게 가시기를 두 손 모아 빌고 또 빕니다.

 

     사망일시 :  2010년 3월 5일 (금요일)    

     빈소 :  을지로 6가 국립의료원 영안실 302호.    

     장지 :  영전 삼박골 선영.    

     발인 :  2010년 3월 7일 (일요일) 새벽.

 

슬픈 비는 내일 또 내리려나 봅니다. 비는 내려 눈물 비 되고 다시금 내려 봄도 오려나 봅니다. 가고 오는 인사(人事)는 매일인데 평생의 연분이 산천도 같이해 같이 가자합니다.

 

 

 

 

 

 

 

 

메모 : 2010. 3. 5.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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