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박재철 / 1932. 10. 8. - 2010. 3. 11.
전라남도 해남.
승려. 수필가
주옥같은 글, 책으로 남겼으나 절판되면 더 이상 파쇄하지 말라 당부.
주위에 지인들과 나누었던 여러 생각과 글들은 사전에 없애고 태우라 하셔서 그렇게 하신 분들도 더러 있음.
구름은 희고
숲은 푸르며
시냇물은 흐르고 산은 서 있다.
꽃은 새소리에 피어나고
골짜기는 나무꾼의 노래에 메아리친다.
온갖 자연은
이렇듯 스스로 고요한데
사람의 마음만 공연히 소란스럽구나.
소창 청기 [ 小窓淸記 ]라는 옛 책에 실려있는 구절이다.
법정 스님 글 중에서
출처 / 무소유.
산사.
어느 산방 앞
매화.
수줍은 꽃잎으로 피어
돌아서는 돌담길
동백.
또한 붉게 피웠다.
오호라
이러한 때.
법정은 갔다
모든 것 버리고 무소유 법정은 갔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성냄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고려 말의 고승으로 공민왕의 정신적 스승이기도 했던 나옹 화상이 남긴 말처럼
법정 스님이 물같이 바람같이 한 세상을 살다가 지난 11일 입적했다.
말씀 중에서 / 무소유
물건의 노예가 아닌 주인 이 돼라.
무소유 란
아무것도 갖지 않는 게 아니라
필요로 하지 않는 것을 갖지 않는 것이다.
욕망은 끊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단지 질적인 변화가 있을 뿐이다
에너지, 업(業)의 전환이다
탐욕으로 흐르는 일을, 베푸는 일로 전환하는 것이다.
다비식.
해남출신 큰 스님 법정께서
타계하셨는데.
순천 송광사 조계산 자락에서
사바 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참나무 불길과 함께 연기처럼 열반에 드셨다.
모두는 많이 슬퍼하고.....
말씀에 따라
사리도 봉안치 않는다 하니
無!
그 향기를 맡으려 하나
없을 無 ㅡ
그 마저 없으면 어찌 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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