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속에 있으면 산사람이 되고 산 하늘만 바라보는데
웬일인지 넓은 하늘은 떠올라
바닷바람이 자꾸 가슴을 파고들어
슬픈 구름은 희미하게 좁은 하늘 어딘가로 떠 다니고
물안개 같은 운무는 산으로 산으로 골짜기 찾아 휘저어 굽이친다.
나그네 같은 인생
사방이 산인 산으로 기어들어 그
입구,
길에서부터 골짜기 구비구비 산길까지 좁은 하늘 따라 산만 쳐다보고
세상은 숨어있는것처럼 힐끔거려 훔쳐보게 한다.
내 꿈은 반짝이는 바다!
끝이 없는 하늘만큼이나 뱃놈이기를 원했던 적이 있었고
넓은 하늘 선명한 뭉게구름처럼 방랑의 자유를 동경했던 적도 있었다.
이제 지금 지친 몸 되어 옛사람
李白의 산협 무리들이 생각나고 그들의 산속이 친숙하게 다가서니
산은 붉은 적송과 이끼덮힌 돌들이 친구라 반겨
좁은 하늘이어도
법흥사 양옆의 심술덩이 몽니는
우뚝 솟아 뭉쳐버린 그림되어 적멸보궁 그 터의 자랑이 되었다.
그래서 구름
어디쯤 비를 만나 무지개 띄우고
어디서 바람 만나 운우의 정 빚을까
석양은 노을 을 물들이고 한 낮은 흰옷 입혀 눈 부시게 해
신록이여
산에 있으니 산속이 되고 산속에 사니 산길만 간다 하고 우겨
그래, 하늘은 더욱 좁아져 세상은 숨으라 하는구나.
낮으로 오는 기백은
밤으로 잦아드는 기침 되어
달은 검은 산에 늑대울음 길게 울고
술 항아리 빈약하여 안주마저 풀뿌리 풀잎
그대 아직은 세상에 있어야 하고
좁은 하늘 아래 맑은 물 깊은 골짜기는 그냥의 친구로 여겨주시게.
'고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풀벌레 소리. (0) | 2010.07.15 |
---|---|
달 빛 내려 술 생각이. (0) | 2010.07.14 |
해. (0) | 2009.12.24 |
[스크랩] 태양이 부활하는 동지. (0) | 2009.12.20 |
[스크랩] 혼자 걷는 가을. (0) | 2009.1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