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두두둑.
쏴 ㅡ
쫘아악.
급하게 내리긋고
줄기차게 쏟아져
삽시간 소나기는 염치없이 넘쳐나
굵직하게
머슴처럼 지나갔다.
때로
구름 속에 비
잡을 수 없어 보이지도 않지만
찡한 눈 부심
태양은 무더운데
가끔은 여우비 종일 몇 차례
소나기 되어 할퀴운다.
쏴 ㅡ
눈 흘기며
한 없이 바라보는 얄미운 님
하늘은
천둥도 가져가 소리마저 없고 빛이
고개 들지 못해
빗소리는 밤보다 더 야멸차게
방 낮을 파괴 한다.
조용히 내리는 비는 아니고
슬며시 다가서는 햇볕은 아니어도
여름은 가고 있는데
단내 나는 입술,
여물지 못한 과실은 천고의 계절!
여우비 끝자락에
그 목마름 숨 죽여 채워나 봤으면
하는데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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