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7311.
네가 머무른
네 넋의 안식처이다.
육신은 태워져 넋이 되고
넋은
네가 살던 동네
부곡동의 한적한 하늘공원
낮으막한 야외 납골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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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너는 가 있다.
젊고 젊은 나이에
무엇에 쫓기어 그리도 빨리 이생을 떠났나
남아있는 사람들의 통곡이 하늘을 울리는데
들었는가
정녕 슬픔이구나.
꽃이 피고
비가 내려도 웃는 얼굴 볼 수 없고.
붉은 단풍 곱게 물들어 바람과 함께 마주 살랑 일 때도
들녘이 온통 하얀 눈 속에 파묻혀 세상이 하나같이 변하여도
나는 더 이상 너를 볼 수가 없다.
이제 우리 늙어가고
너도 따라 반백으로 서로 술잔 나누면은
그 아니 좋을쏜가
늦으막의 기대마저 이렇게도 외면하는구나
멀리 가버린 무정한 조카여.
분향명 촉,
향불 피어 촛불 밝히고
맑은술 너의 단에 올리니 너 또한 욕 되지 아니한가
찢어지는 가슴 불덩이 되어
이렇게 쏟아진다.
가라
가서 네 아버님 뵈옵고
둘이서 바라보는 이생의 사람들에게 더 이상의 슬픔일랑 거두어 다오.
애통해하고,
그리워하는 속된 미련에
웃음으로 보내는 모든 날이 되도록
그렇게 바라봐 다오.
구름처럼 떠돌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드는 소나기 마냥
그런 곳은 싫어라
네가 있는 그곳은 꽃피고 새 우는 무릉도원
복숭아 향기 가득한 근심 걱정 없는 복사꽃 피는 곳이었으면 한다.
내 사랑했던 조카여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