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방천 1

홍률 2018. 10. 6. 22:07

 



2018. 9. 28

 

 

 

 

 



아야 ㅡ
느그아브지 진지 잡쑤라 케라
방에 막걸리 차려놧인께 얼른 드셔야 밥상들어가제 그라고 느그들도 싸게싸게 시수안하냐 밥 묵을 것인디

야 ㅡ

아부지 소반 들어왓대요
할무니가 아까 정개에서 갈치 굿든디 차렷는가 봐요 엄매가 얼릉 오시라고 햇싸요

오냐 알았다
그라고 규원이 너는 연장은 그만 챙그거라 오늘은
모두 각자 연장은 가져올 것이고 남창 철물점에서 모레 쓸 삽 50 자루 하고 다른 철물 하고해서 오늘 갔다준다햇잉께 어느 때고 받아놔라 곤포로 올 것이다

야 ㅡ

느그들도 빨랑빨랑 방에 안 들어오고 뭐하냐



*


온방이 그득하게 밥상 3개로 식구들이
아침식사를 한다.

아버지께서 드셨던 소반은 물리고 막걸리 주전자는 형님들 상으로 건너 지는데 평상시 식사 전에 한 두 가지 안주와 술로 아버지께서는 소반을 받으신다. 드시고 나면 밥상이 들어오고 온 식구들이 식사를 하는데 아버지 겸상은 할머니와 두 분이다.
간혹 화원이가 오기 부리고 작은집으로 가지 않을 때는 아버지 겸상은 화원이까지 셋이 된다.

그날은 둘째형, 규원형, 기봉형 그리고 새벽부터 연장과 먹거리 등을 같이 챙기고 그날 일을 같이할 옆집 병곤이형까지 한 상을 받았고

경원, 성원, 행자 누님, 소자 누나, 나, 그리고 어머님이 한 상이다.

그날 하루 작업이나 집안일 지시는 아버지의 소반 앞에서 대부분 간단하게 말씀하시는데 대부분 형님들께 일에 대한 부분이고 저녁때는 심부름에 관한 부분이 많다.


*


아부지 우리는 리야까 끌고 안평으로 그냥 가면 되요 아니면 더 가지고 갈 것 잇슬까요

규원 너는 됐다 병곤이하고 핑하니 원으로 그냥 가그라 논잭인들이 모두 거기서 시작하기로 혓다
허고 종원이는 양포 귀천네에서 우선 소주 열상자를 갯갓으로 갓다놋그라 그라믄 이따 배로 실어 갈것잉께 범식이네는 남채만 올 것인지 누구 더 사람을 구햇능가 모르것다만 들려서 선창으로 같이 오그라 물때가 돌만 실을 수 있으믄 노 젓고 가는디 멧탕 못할 것 같으다 서둘러야 한다

소주는 안평잭인들이 어지께 신기네 점방서 스무 상자 실어간다고 햇는디오

그랬냐 범식이 부친 하고 귀천네에서 가져가기로 햇는디 곤포잭인들하고 말들이 안 마진 것 가트다
담부터 양포서 실어가야제

배들이 아홉 척이든가 열 척이 안된다고 남채가 그라든디오

열 척이 넘을 것이다 더 될것인디 ㅡ
우리로서는 큰 공사 아니냐 마침 선창 공사 때문에 우리 산에서 돌을 남포로 튀겨서 큰 돌은 선창에 쓰고 이제 짝은 것들만 남앗는디 이 짝에 아주 튼튼하게 해 부러 야 써

끄럼 배들은 안평에서만 다 대요

아니다 우리 배들도 있고 다른 배도 몇 척 올 것이다
동네서는 샛낙쿠까고 발 엮는라고 사람은 없지만 배들이야 시방 안 쉬고 있냐
그라고 영전서는 잭인이 범식이 네하고 공기넨디
잭인은 아니어도 이겐네 형제들이 봐줄 것이다
즈그일도 쌔빠질것 인디 원 막는 일에 이골이 나가지고 봐주면 우리가 얼마나 좃냐

근디 그로크롱 사람을 마니 쓴다믄서 멧십명은 될 것인지 그 밥하고 샛 거리는 누가 다하고 반찬은 어디서 할 것이냐 하나도 준비 안햇쓰믄서

어무이 걱정마씨오
반찬은 즈그 곤포서 그물 본 놈으로 하기로 혓고
되아지는 몇 마리가 되든 동네잭인들이 하기로 햇쓴께 ㅡ
그라고 곤포잭인들이 훨씬 만은께 밥도 곤포에서 하기로 햇구만요

잉 잘햇구마 또 아그들 엄매가 행자 데리고 발 동동 굴리면서 치닥거리 헐까바서 그랫는디 잘됐다야
끄럼 집에서는 우리 애들이나 존 것 해서 잘 멕애야 쓰겠구먼
다라 이고 반찬장시 오면은 내 안노칠란다.

야 ㅡ 그러쿠헛씨오
글코 자네는 밥묵코나면 아랫 땅 뚱 자희가 돼지실로 올것니께 둘째 막에 있는 놈을 실코가라 하고 범식이네나 공기네도 애들이 그래서 그런디 자희따라서 잔 심부림이나 하게 상원이나 딸려보낼련가

뭣땜시 ㅡ
아 돼야지 잡은 담시로 잔심부림하는것도 그쪽에서 남정네들 시키야제 저 애린것을 보낼라요

그리여 저 애린것을 그런 큰일한담시롱 보내려고 그려 방학이니께 그런디이 점심 묵고는 수원이랑 소띠끼러 가야 혀 아직 애린께 둘이 댕기야지아

야 ㅡ 알것써라우
내가 그만 헛말 했구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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