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7. 28
조상훈 친구의 귀향 송별연 자리
친구들 12명이 낙지마을에서 자리를 함께했다.
서울을 떠나는 친구였지만 왠지 섭섭한 마음은 들지 않았다.
귀소본능이랄까?
늙으면 고향을 찾는다더니 상훈이는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케이스이고 무릇 남자의 로망인 노년의 삶에
자아의 실현이기도 하여 흐뭇한 환송이 의미가 더 컸다.
덤덤하게 담소는 이어지고 오히러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정감 있는 자리가 되었다.
다만 아쉽고 안타까운건 서울 및 수도권 친구들의 숫자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금년에 들어와 신태와 상훈이가 비웠다.
든 자리 난 자리 운운하지만 난 자리는 확실히 허정한 것을 그동안 가고 없는 친구들의 빈자리에서
우리는 경험해 보았다.
그래도 두 친구는 고향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음이 위안이고
남아 있는 술친구들이 (병규, 영신, 병대) 오히려 걱정인 셈이다.
신태도 송별연이 있었으면 좋았는데 이제 기회가 온다면 만수리에서 성줏굿을 하는 수밖에 없다.
노래방의 일등은 병대다.
첫 스타드부터 100점이다.
오늘은 상훈이를 위해선지 배호 노래를 불렀다.
상훈이가 배호 노래를 좋아하는 까닭이다.
친구들의 노래솜씨들이 다 일품이다.
병용이는 이미자의 아씨를, 향재는 박재란의 님을 열창했다.
모두 어릴적, 고향의 건장 앞에서 해우를 널고 걷으면서 라디오로 듣던 애절한 노래들이다.
언제나의 생각이지만 송매는 조직의 큰 형님이다.
한마디로 '따거'!
대인이며 아량 있는 형님 기질이다.
오늘은 연륜이 있어 그런가,
나날이 쌓여가서 그런가?
차분하면서 넘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게 노래를 부르고 흥이 넘쳤다.
은심, 미자, 숙희의 논 나니들이 있었다면 훨씬 좋았으리라.
우리는 구름 밖의 원대한 세계는 모른다.
광활한 우주의 이름 있는 별자리는 아니어도 푸른 별 지구의 구성원이고
서울의 지붕 아래 열심히도 살아가는 고향이 영전인 사람들이다.
나름으로 가식 없이 행동하고 서로를 어루만져주는 배려 깊은 친구들이다.
내일이 오면 더 깊어진 연륜으로 사랑과 우정도 한층 무르익겠지?
묵은지처럼......
잘 가요 ㅡ
조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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