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 독작 ( 月 下 獨 酌 )
달빛 아래 혼자서 술을 들다
기(其) 1
하늘이 술을 즐기지 않았더라면
하늘에 주성이 있을 리 없고
땅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더라면
땅에 어찌 주선이 있겠는가
천지가 애초에 술을 즐겼으니
술 즐김이 어찌 부끄러우랴
듣기에 맑은술은 성인(聖人)과 같고
탁한 술을 일러 현인(賢人)과 같다 하니
성현을 이미 다 마신 후에
신선은 더 구하여 무엇하랴
석 잔이면 큰 도에 이르고
한 말이면 자연 과 하나 되거니
취하고 취하여 얻은 이 즐거움을
깨어있는 이에게 전하지 말지어다.
기(其) 2
꽃 사이 놓인 한 동이 술을
친한 이 없이 혼자 마시네
만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구나
달은 전부터 술 마실 줄을 모르고
그림자는 부질없이 흉내만 내는구나
한동안 달과 그림자 벗하니
즐거움이 모름지기 봄날 과도 같다
내가 노래하니 달은 거닐고
내가 춤을 추니 그림자 어지러워
깨어서는 모두같이 기쁨을 나누고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진다
아무렴 우리끼리 의 우정 영원히 맺어
아득한 은하에서 다시 만나세.
이백(李白 701ㅡ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 거사(靑蓮居士) 두보(杜甫)와 함께 이두(李杜)로 명칭 되는 주국 최대의 시인이며 시선(詩仙)이라 불린다. 1100편 의 작품이 현존한다.
남성적이고 용감한 것을 좋아한 그는 25세 때 촉나라를 떠나 양자강을 따라서 강남, 산동, 산서, 등지를 편력하며 도교에 심취했던 그는 산중 생활을 많이 했고 방랑과 청소년 시절에는 독서와 검술에 정진하고 때로는 유협(遊俠)의 무리들과 어울리기도 했다.
민산(岷山)에 숨어 선술(仙述)을 닦기도 하였다.
43세 되던 해인 724년 현종(玄宗)의 부름을 받아 장안에 들어가 환대를 받고 한림공봉(翰林共奉)이라는 관직을 하사
받았다. 그의 청평 조사(淸平調詞) 3수는 궁정 시인으로서 재직하면서 현종 양귀비의 모란 향연에서 지은 시이다.
이것은 장안에 시명은 떨쳤으나 정치적 야망과 성격이 궁정 분위기와 맞지 않았고 그를 적선인(謫仙人)이라 평한 하지장(賀知章) 등과 술에 빠져 숲 속 의 팔선(八仙)으로 불리기도 했다.
그의 방랑은 정신(본질)의 자유(세속)를 찾는 대봉(大鳳)의 비상(飛翔)이었으며 꿈과 정열에 사는 늠름한 로맨티시스트에 있었다. 달과 술을 노래했고 현실과 국가에 강한 관심이 있었으며 인생의 우스와 적막에 대한 절실한 응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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