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혼자 걷는 가을.
한참을 걷다가 준비성이 부족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오늘 같은 날, 카메라 라도 가져왔으면 담을 수 있는 풍경이 더러 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저수지가의 정리된 산책길을 여유롭게 걸었다. 토요일 ㅡ 천안의 가을은 익어가고 잘 꾸며진 산 밑의, 공원 같은 산책길은 쌍쌍이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 속에서 완성된 사랑처럼, 이제 완연히 가을길로 접어들고 있었다. 수량이 풍부한 인공 폭포의 물줄기 아래서 조화롭게 조경된 자연석 계단과 소나무와 이끼 피어나는 수경초와 또, 다른 수목들이 멋대로의 뒤틀림으로 암석 사이에서 용트림하고 있었다. 인공폭포였지만 폭포 밑의 작은 소에서는 피어나는 물안개가 있었고 옅은 소용돌이가 일었다. 상당한 수준의 설계와 군 더디기 없는 시공으로 찾는 이의 심사를 어루만져주는 수준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