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벗.

범 내려온다

홍률 2022. 1. 2. 12:45

 

 

2020. 9. 16

 

 

YouTube에서 'Feel the Rhythm of Korea' 보기

https://youtu.be/3p1 Cnw163 lk

 

 

 

 

 

 

가을 물가

한적한 소슬바람이 그립습니다

고추의 붉은 열매 익어가고

휘영청 밝은 달 아래

감잎은 또 물들어 갑니다.

 

그간 모두 잘 있겠지요

 

계절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슬도 영롱하고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은

옷깃을 여미는데

아직은 한 낮 반팔도 괜찮습니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요

 

어쩌겠습니까

세월이 하 수상해

서로가 몸조심하는 것을

모두가 약속을 지키자 하는 것을

요런 시절도 있는 거지요

 

북한산 자락의 순애도 잘 있고

삼성산 기슭의 병대도 잘 있는지

 

언젠가는 만나서 얼굴이라도 봐야겠는데

그런 날이 금방 올 것만 같습니다

이렇듯 생각이 나서 말입니다

 

바람도 바뀌고

햇빛도 영그는데

누구네 집 항아리에 못다 한 술도

단내음 풍기며 익어가겠지요

 

정녕 

계절은 가고

모두가 달빛처럼

그립습니다

 

송림 속에서

커다란 짐승으로 범이 되어

그리움은

그렇게 내려옵니다.

 

 

 

 

'오랜 벗.'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랜만의 만남  (0) 2022.01.01
삶, 그리고 죽음  (0) 2021.12.31
파란 휴일  (0) 2021.12.30
만납시다  (0) 2021.12.30
가을소풍에 즈음하여  (0) 2021.1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