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 39

어제, 그리고 오늘.

어제와 오늘 음력 8월 13일과 14일. 고향을 향하지 못했고 조상님과 부모님 성묘길도 택하지 않았습니다 더욱 히, 혼자 쓸쓸히 계실 형수님도 뵐 수 없는 선택을 하고서 코스모스가 피어있는 어느길을 해가 넘는 늦은 시간에 무작정 떠났습니다. 동명항 등대가 있는 언덕 아래 바닷속 바위에서 술잔을 기울이며 달려드는 파도를, 부딪쳐 부서지는 파도를 안고만 싶었습니다. 팔각정은 괴괴하고 별은 바다 위에 무수한데 고향은 너무 멀어 더 이상의 서러움은 부질없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그냥의 오늘로 있겠습니다 등대 밑 언덕 아래 큰 별의 모텔에서..... 비가 창문을 두들이고 소리는 잠결에서도 리듬으로 들어왔습니다 주섬 주섬의 출발이 어제를 보내고 오늘로 접어드면서 또 다른 빗속의 산행을 하자 했습니다. 빗물이 눈동..

사내. 2011.09.12

달이.

골목 사이 좁은 하늘 무심코 바라보는 별이 빛나는 밤 달 뜨면 달을 본다. 하루 가고 얼마 남지 않은 내일 기다리지 않아도 금방이면 찾아드는 그 시간 달 보며 또 생각에 젖어들고 꽃 그림자 담장 위로 아름다워 상상하듯 너의 냄새 잊을 수 없어 밤이슬에 한층 처량하고 꽃과 같은 넌 달빛에도 없구나. 달이 가면 구름도 따라가 구름인가 싶어 달에 머물고 어지러운 심사 밤새 이어져 지워지지 않는 너 차마 지울수도 없어.

사내. 2011.05.27

[스크랩] 어머니.

우리 같은 출가 수행자는 세상의 눈으로 보면 모두가 불효자이다. 낳아 길러준 은혜를 등지고 뛰쳐나와 출세간의 길을 가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많이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듣고 대전에 들려 만나 뵈었다. 그때의 어머니는 많이 쇠약해 보였다. 나를 보더니 전에 없이 눈물을 지으셨다. 이때가 이승에서의 모자간 마지막 상봉이었다. 어머니가 아무 예고도 없이 내 거처에 불쑥 찾아오신 것은 단 한 번 뿐이었다. 광주에 사실 때인데 고모네 딸을 앞세우고 직접 [불일암]에 올라오신 것이다. 내손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점심상을 끓여 드렸다. 어머니는 혼자 사는 아들의 음식 솜씨를 대견하게 여기셨다. 그리고 그날로 산을 내려가셨는데 마침 비가 내린 뒤라 개울물이 불어 노인이 징검다리를 건너가기가 위태로웠다. 나는 바짓..

사내. 2011.03.01

형제의 우애.

어느 친구의 이야기. 평상시, 술만 취하면 시골의 두 매형 (현석, 동식)에게 시간과 상간 없이 밤중이나 새벽이 고간에 전화를 해대는 버릇이 있는 영신이다. 그날도 거나하게 취해 12시가 넘어서야 집에 와 잠자리에 들자니 쉬 잠이 올리 만무다. 버릇대로 전화기를 붙잡고 현산 동식이 매형께 전화를 하니 잠에서 깨어난 누님께서 얼른 매형의 거처를 알려 주셨다. 그렇지 않으면 밤새 전화를 해 대니, 일찍 히 그 성질을 알고 있는 터여서 [지금 시등 무슨 점방에서 재끼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은 휴대전화도 가지고 갔으니까 너희 매형하고 직접 통화 하그라] 하고 소상히도 알려 주며 부리나케 전화를 끊었다. 통화에 시달리지 않고 편히 자기 위해서다. 취한 영신이 그에게는 사춘간 이지만 두형이 있었다 그런데, 큰집(백..

사내. 2011.02.06

은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 은퇴. 태극전사 / 등번호 12번 이영표. 등번호 7번 박지성. 수고하셨습니다. 자랑스러운 그대들의 은퇴를 지켜보면서 그대들을 잊지 못하며 기억할 것입니다. 지난 10여 년 동안 그대들이 있어 열광했고 그대들로 인해 행복했습니다. 급속도로 변화하는 세태 속에 아직도 축구의 변방 같이만 여겨지던 아시아의 불모지에서 혼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아시아의 축구가 진화하는 모태가 되어준 것에 대해 잊지 못할 것입니다. 모두가 인정하는 헌신과 성실함은 앞으로 후배들이 배워야 하는 덕목이 되었고 세계의 친구들과 그동안 같이 했던 태극전사들은 그대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이영표 / 초롱이, 바람. 데뷔 2000. 한국 안양 L.G 치타스 입단. 현재 2009 - 현재 사우디아라..

사내. 2011.02.03

[스크랩] 카타르 아시안 컵, 잘 싸웠다.

졌다. 한일전, 승부차기 3 : 0. 선수들은 잘 싸웠고 왕의 귀환은 언제 또다시 약속할 수 없으나 귀향은 박수로 환영할 것이다. 다만, 아시안 컵 경기는 실험무대가 아니며 가볍게 웃어 넘길수 있는 승패가 아니다. 아시아는 우리가 웅비 할 최초의 무대이며 터전이다. 세계는 아시아의 문명속에 있고 아시아는 코리아의 문화속에서 호흡을 맞춰 나갈 것이다. 맘껏 뛰었던 선수들을 박수로서 찬사를 보내며 태극 전사들에게는 성숙되고 진화하는 2011년 카타르 아시안 컵 대회였으면 한다. 메모 : 2011. 1. 26.

사내. 2011.01.26

[스크랩] 카타르 아시안 컵. 4강 진출을 축하합니다.

이영표. 51년간 아시안 컵 우승이 없었다. 우리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의 실력을 존중받기 위해서 우승을 해야겠다. 8강 에서 태극 전사들은 페르시아 전사들을 물리쳤다 새벽을 가르는 그들은 완벽했고 충분한 승리를 이루어 냈다 얼굴을 찢기고 파울을 감행하며 숨이 턱에 닿을 때까지 뛰고 또 뛰면서 무던히도 뒹구었다. 이제 4강, 사무라이 일본을 26일 꺽는다. 휴식이 부족해도, 체력이 떨어지면 안 되지만 아시아의 패자! 아시아의 자존심, 왕의 귀환은 존귀하고 아름다운 승리하에 조용히 이뤄질 것이다. 메모 : 2011. 1. 23.

사내. 2011.01.23

[스크랩] 왕의 귀환.

카타르 아시안 컵 드디어 친묵했던 왕은 돌아온다. 무던히도 지루하게 헤매던 귀환은 비로소 왕이 되어 미소를 보낸다. 아시아의 패자, 태극전사들은 帝의 귀환으로 카타르의 하늘을 불태울 것이다. 51년의 오래고 지루한 여정은 막을 내려 음습하지 아니하고 비열하지 아니하며 나약하고, 미숙하여, 자만하지 않는 노련함으로 정정당당하며 위풍스럽게 아시아를 호령할 것이다. 축구의 명가를 선조로 이어받은 호주도 언제나 격돌하는 일본도 중동의 강호 사막의 이란도 카타르의 시설좋은 그라운드에서 조용하며 처절하게 숨 막히게 몰아치는 왕의 진격을 목격할 것이다. 대한민국 ! 코리아의 건각들은 태극의 깃발 아래 의지를 불태우고 호랑이의 전사들은 태양의 그늘 아래 승리의 찬가를 부를 것이다. 미소는 떠나온 고향의 어머니에게 드리..

사내. 2011.01.19

[스크랩] 삭풍.

대숲에 부는 바람이 어제 내린 눈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작은 가루가 날리고 바람은, 살을 에이듯 얼음꽃 되어 모질게 스쳐 가네요. 이렇게 삭풍이 몰아치면은 오늘도, 그대는 아니 오시는 겁니까 기다리는 나는 애가 타는데. 붉게 물들어 단풍은 낙엽이 되었는데 첫눈도 내려 밖을 바라보는 눈망울도 젖었는데 달이 비쳐 골목길은 저리도 훤 한데 그대, 그대 가슴에도 매섭도록, 그저 무정하게 그저 매서운 삭풍이 몰아 치나요 이토록 애가 타는데. 소나무가 검은 모습으로 눈 내리는 바람 속에 울고 있습니다. 주위는 점차 흑백으로 변해 흰 눈은 쌓여가고 아름답게 여겼던 눈 내리는 언덕은 다만 하얗게 변해 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삭풍이 몰아치면은 오늘도, 그대는 아니 오시는 겁니까 기다리는 나는 애가 타는데. 눈이 그치고 ..

사내. 2010.12.29